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이 글로벌 증시의 흐름을 가름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주 실적시즌을 개막한 미국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는 ‘기대 이상’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데 한 몫을 했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회사들과 인텔ㆍ구글 등 주요 전기전자 업체가 실적을 발표한다. 전문가들은 “실적발표가 뉴욕 증시의 주요 이벤트”라면서도 “지난 1분기와 달리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좋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뉴욕증시 조정 국면 보일 듯= 지난 주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62% 하락한 8,146.52포인트에 끝마쳤다. 특히 지난 7일(현지시간)에는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무려 161.27포인트(-1.94%)나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에도 뉴욕 증시가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 금융회ㅏ들은 물론 IBM, 구글, 인텔 등 글로벌 전기전자(IT)업체들이 ‘깜짝 실적’을 발표할 가능성이 낮은데다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높기 때문이다. 채수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의 경우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깜짝 실적’을 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최근 채권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채권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어 조정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보다 좋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석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와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500 종목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5% 낮아질 것이란 예상치가 나올 정도”라며 “변동성이 줄어서 시장이 크게 요동을 치지는 않겠지만 계속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증시는 경제지표가 변수= 이번 주 중국 증시는 2분기 경제성장률(GDP)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GDP 발표를 통해 중국 경제의 양호한 흐름을 확인하게 될 경우 주가지수가 현재 3,100포인트 수준에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김성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7.5~8% 정도로 예상하는데, 경제회복세가 반영되고 있어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가능하다”며 “최근 발표된 6월 PMI도 잘 나왔고 자동차 생산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어 한 번에 100포인트씩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GDP 예상치는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에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지배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대부분의 호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기업의 실적발표와 엔화 가치의 혼돈을 피해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용찬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중국 증시가 상당한 고통을 받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7월은 계절적으로 신규대출이 축소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줄고 기업공개(IPO)가 시작되면서 투자 심리는 ‘관망’ 내지 ‘차익실현’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이어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수급문제가 뒷받침되지 않고 실적이 안 좋게 되면 매매 공방이 치열해 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인도 증시는 하락 예상= 이머징 증시의 주요 축인 인도와 러시아 증시는 지난 주 각각 9.44%, 12.10%씩 급락했다. 이번 주에도 이들 증시는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경우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주가 하락도 피할 수 없고, 인도는 경제 개혁 내용이 예상만큼 강력하지 않을 것이란 뉴스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석진 연구원은 “러시아나 브라질 증시의 경우 별 다른 주가 상승 요인이 없다”며 “최근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