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빚내 주식 투자' 위험수위… 금융감독당국 통제 나섰다

규모 6조9,12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 근접…주가 하락시 투자자 주가하락과 반대매매, 이자율 등 3중고 우려 금감원 증권사에 모범 규준 제시


서울 사당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최규철(52ㆍ가명)씨는 코스피지수가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던 지난 2008년 3월을 생각하면 지금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2007년 11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자 “더 오르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에 빚까지 얻어 주식투자에 나섰지만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 치면서 반대매매를 당했다. 이 후유증으로 최씨는 운영하던 가게마저 접어야 했다. 최 씨는 “신용거래융자 신청을 했던 증권사 객장 직원으로부터 반대매매에 대한 통보를 제대로 못 받았다는 억울함에 1인 피켓시위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근들어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신용융자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증시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용융자가 연일 불어나는 상황에서 증시가 갑자기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만일에 있을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담보 납부 요구 방법을 개선하는 등 안전장치 마련에 나섰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신용융자 규모는 6조9,12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7년 6월26일 수준(7조105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신용융자 규모는 올 2월14일 6조5,239억원을 기록한 이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 달 19일 이후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신용융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신용융자 잔고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상승을 예상하고 빚을 내서 투자자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문제는 치솟던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신용융자가 투자자에게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신용융자 잔고가 급증한 기업들이 올 들어 크게 치솟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차익실현으로 인해 주가가 내림세로 돌아설 경우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2일 현재 신용융자가 가장 많은 종목은 기아자동차로 2,060억원에 달하고 있고 S-Oil(532억원), 삼성전자(922억원), KB금융(770억원), 금호석유(497억원) 등도 신용융자 잔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이 안전장치 마련에 나섰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섰던 2007년 11월 이후 국내 증시가 급락세로 전환해 수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반대매매와 늘어난 이자로 3중고를 겪었던 당시의 신용융자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한 모범규준과 신용거래 융자 핵심설명서를 개정해 증권사에 통보한 것이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증권사는 주가 하락에 따라 투자자에게 추가담보 납부 요구를 통지하는 경우, 문자메시지(SMS)는 물론 전화와 이메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팝업 등을 사용해야 한다. 또 오는 10월 1일부터는 추가 반대매매 수량을 산정할 시 신용제공비율이 아닌 반대매매 금액을 전액 상환하는 방식으로 수량을 산정해야 한다. 종목별로 정해진 한도를 넘어 신용을 제공하면 위험 요인을 평가해 전결기준에 따라 결제 받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성윤곤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서비스국 증권시장팀 팀장은 “올해 2월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주요 증권사의 신용공여 업무처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일부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면서 “이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자 추가담보 납부 요구 통지와 반대매매 수량 산정 부문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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