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롯데·금호석화 등 국내 주요기업들이 임직원 체중조절 프로그램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금연캠페인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업의 직원 건강관리 정책이 체중조절 쪽으로 방향이 옮아가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다이어트 펀드를 이용한 체중조절 프로그램을 내년 상하반기 연 2회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5개 자회사는 올 하반기에 처음으로 체중을 줄이고 싶어하는 직원들을 모아 행복건강펀드를 시행했다.
구성원이 가입비 10만원을 내고 일정조건을 달성할 경우 회사 지원금 10만원을 포함한 실패자 지분을 성공자가 배당금 형태로 나눠갖는 형태로 지난 9월 첫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시작한 다이어트 펀드를 내년에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임직원 체중조절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시행한 곳은 금호석유화학. 이 회사는 올해 초 팀장급 이상 직원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체중감량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연초에 팀장급 이상 임직원이 건강검진 등을 통해 측정한 체질량지수(BMI)를 파악한 뒤 9월 말 다시 한번 BMI를 측정해 개선의 폭이 큰 임직원을 격려하는 방식이다. 금호석화는 올해 약 15㎏을 감량한 참가자가 나오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금호석화는 올해 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실시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내년 전 사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시범적으로 신청자를 파악한 뒤 도전자에게는 다이어트 정보나 책자 등을 지원하는 방안은 물론 장려금·성과금 등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효과적인 포상 방안도 함께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 측도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체중조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10월부터 본점과 잠실점 등이 자체적으로 다이어트 캠페인을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앞서 희망 직원을 대상으로 구내식당에서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이 다이어트 식단을 선택하면 영양사가 기존 식단보다 45% 줄어든 열량을 기준으로 비타민과 단백질 등 영양소 조합을 고려해 식단을 구성한다. 특히 참가자 모두에게 줄넘기를 기념품으로 증정하는가 하면 목표 체중에 도달한 직원에는 부상으로 러닝화를 주며 체중 감량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의 이 같은 체중조절 프로그램 확대는 기업들이 임직원들의 건강을 주요 경영과제로 인식하는 추세에 따른 결과다. 해외에서는 이미 구성원의 다이어트를 지원해 체중관리를 돕는 기업들이 일반적이다. 인텔의 경우 구성원에게 운동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체중을 줄이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켈로그도 자전거 이용 캠페인을 실시해 체중감소를 유도하고 있다. 구글도 저칼로리 건강식단을 사내에서 제공한다.
다만 일부에서는 개인의 건강정보까지 회사가 관리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호소하고 있다.
실제 국내 한 화학 대기업은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신청자를 조사했지만 개인 체중을 회사에 알려야 하고 또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청이 미미해 중단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연 캠페인에 한정돼 있던 건강 관리가 이제 다양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체중관리가 확산된 후에는 콜레스테롤 등 구체적인 관리가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