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의 정국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쇄신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 대통령 스스로 방미 직전 라디오연설을 통해 '근원적 처방'을 내놓겠다고 한 만큼 국정전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단 청와대 측은 개각과 관련, "이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개각에 대한 구상이나 방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는 등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국면전환용이나 분위기 쇄신용 개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각과 청와대 수석진 교체 등 전반적인 인적쇄신이 임박했다는 것이 여권 내부의 기류여서 이 대통령의 최종 결단이 주목된다.
특히 현실적인 인사수요가 발생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의 후임 인선결과가 이달 중 발표되면서 여권 내 전반적인 인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의 한 핵심 참모는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 결과가 최종 발표됐기 때문에 검찰총장 후임 인선은 임박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사실상 이 대통령의 낙점과 정밀 검증만 남아 있고 5개월째 공석 중인 국세청장 인선도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 검찰총장에는 대구ㆍ경북(TK) 출신의 권재진 서울고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김준규 대전고검장(서울), 문성우 대검차장(광주), 명동성 법무연수원장(전남) 등도 하마평에 올라 있다. 만약 검찰총장에 TK 출신이 임명될 경우 지역 안배 차원에서 국세청장은 비(非)TK나 아예 비영남 출신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국세청장에는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허병익(강원) 차장의 승진과 허용석(전북) 관세청장의 수평 이동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전혀 새로운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르면 이달 말께 청와대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른바 '쇠고기 파동' 직후 임명된 2기 청와대 수석진이 20일로 정확히 취임 1년째를 맞는데다 오는 7월 초로 예정된 행정관급 승진ㆍ전보 인사를 앞두고 있어 이에 앞서 일부 수석들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의 전날 발언으로 이달 내 개각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도 있지만 이르면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유럽순방 이전에 전격적으로 발표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여권 핵심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사의를 표명한 김경한 법무장관을 비롯해 몇몇 장관들의 교체에 대비한 인사검증 작업이 물밑에서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당분간 '정책모드'를 보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인적쇄신이라는 개념을 떠나 필요한 자리는 그때그때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나라당 내부의 쇄신 요구에 대해서는 경청ㆍ숙고하면서 단기적인 해법과 중ㆍ장기적인 해법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