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뇌손상으로 두려움 사라지면 투자 '대박'

때로는 무모한 투자가가 더 큰 돈을 번다는 금융시장의 속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일까. 뇌 특정 부위의 손상으로 두려움이나 걱정 등 감정적인 반응에 장애를 겪게 된사람이 단순한 투자 게임에서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1일 보도했다. 저널에 따르면 카네기 멜런 대학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아이오와 대학 연구팀이 뇌손상을 입은 15명과 정상인 26명 등 41명을 대상으로 동전 던지기 방식의 투자게임을 실시한 결과 뇌손상 참가자들이 월등이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들 15명이 감정을 지배하는 부위에 뇌손상을 입은 원인은 뇌졸중이나 기타 질병 등 다양하지만 지능은 정상적이고 논리나 인식을 담당하는 뇌부위에도 이상이 없었다. 각자 20달러씩을 지급받은 참가자들이 한번에 1달러씩을 걸고 던져진 동전의 앞뒤를 맞추는 게임을 해 맞출 경우 2.5달러씩을 받고 실패하면 1달러를 잃는 방식으로 게임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모두 20차례의 게임에 돈을 걸 기회가 있지만 내키지 않을 경우 돈을 걸지 않아도 되고 이 경우 돈을 잃지도 따지도 않게 된다. 이 게임에서 뇌손상 참가자들은 평균 84%, 정상 참가자들은 58%의 게임에 각각돈을 걸었으며 최종적으로 손에 쥐게 된 돈은 뇌손상 참가자들이 평균 25.70달러,정상 참가자들이 22.80달러였다. 연구진의 일원인 바바 쉬브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와 같은 게임에서는 기대되는수익이 예상 손실보다 크므로 가능한 한 많이 참여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지만정상인의 경우 앞서의 게임에서 돈을 잃으면서 갖게 된 두려움 등 감정적인 반응 때문에 적극적으로 돈을 걸기를 주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카네기 멜런 대학의 조지 로웬스타인 교수는 사람의 공포는 원시시대 포식자에대한 반응으로 생겨난 생존 메커니즘의 산물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우리를 감정으로 이끄는 많은 메커니즘이 현대 생활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려움이나 걱정이 없는 무모함이 모든 경제활동에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실제로 이 연구에 참가한 뇌손상 경험자 가운데 일부는 위험을 추구하는 행동을 하거나 자신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파산사태를 겪기도 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처럼 경제적 행동의 원인과 과정을 심리적, 뇌신경학적으로 설명하는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가 새로운 분야의 학문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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