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서 첫 에볼라 환자… 전세계 확산 신호탄?

지난달 라이베리아서 귀국 남성

발병 후 접촉한 신원 파악 안돼

보건당국 추가 감염 차단 '비상'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환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서아프라카 이외 지역으로 에볼라 전염이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9월19일 항공편으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출발해 20일 미국 댈러스에 도착한 한 남성에게 에볼라 발병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현재 이 환자를 댈러스 텍사스장로교인보건병원에서 격리치료 중이며 그가 발병증세를 보인 후 접촉한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서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미국으로 이송된 환자는 있었지만 미국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볼라는 감염되더라도 곧바로 전염되는 게 아니라 해당 감염자에게서 발병 징후가 나타나는 시점부터 전염된다. 이번 환자가 증세를 보인 시점은 댈러스에 도착한 지 나흘 후다. 따라서 그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온 다른 탑승객들의 감염 가능성은 없다는 게 CDC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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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가 24일 발병 이후 28일 병원에 격리되기 전까지 접촉한 사람이 있다면 이르면 다음주부터 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CDC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보건당국은 해당 기간에 이 환자와 접촉한 이들의 신원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CDC 국장인 토머스 프리든 박사는 이 환자의 발병 이후 접촉한 가족과 지역민들의 수가 손에 꼽을 만큼 적다면서 "미국에서의 에볼라 확산을 막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며 여론을 진정시키고 있다. 그러나 발병자가 실제로 접촉한 사람들의 수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며 그가 어떻게 감염됐는지도 당국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지 외신들의 전언이다.

이미 해당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접촉한 구급대원 3명은 약 3주간 발병 여부에 대한 검진을 받게 된다. 에볼라가 발병하면 섭씨 38.6도 이상의 고열에 격렬한 두통, 근육통,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한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호흡기 등 공기 중으로는 전염되지 않지만 사람의 체액이나 감염동물 등을 통해 확산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30일 현재 라이베리아와 기니·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에서 6,500건의 에볼라 발병이 보고됐으며 3,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CDC는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에볼라 발병건수가 내년 중 55만~140만건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CDC는 30일 보고서에서 8월 말 이후 나이지리아와 세네갈에서 에볼라 감염사례가 보고되지 않아 에볼라 전염이 멈춘 것으로 분석된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에볼라 백신 개발을 위한 의료업체들의 경쟁도 불붙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한국에 생산기지를 둔 진원생명과학이 미국계 생명공학 회사인 이노비오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에볼라 백신의 임상실험이 내년 중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8월에는 미국 국립보건원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원숭이 대상 실험에서 에볼라 면역력을 발현시켰던 백신의 임상실험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공공보건원도 뉴린크지네틱스사에 라이선스를 줘 개발한 백신의 안정성 연구를 늦가을께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은 증시에도 영향을 줘 뉴욕 시장 등에서 에볼라와 관련한 제약주 등의 주가가 일부 급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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