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열리지 않는 '새날열기'… 양육원생 취업 지원 8개월 넘도록 시행 3곳 불과

정부, 퇴소 아동 파악도 못해 양육원생 취업난 갈수록 심화

양육원(고아원) 출신 학생의 취업 지원을 위해 일부 고용지청에서 시작한 '새날열기' 사업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의정부에서 처음 실시된 후 현재 양육원 출신 취업 지원사업을 하는 고용노동부 지방관서는 단 3곳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관리ㆍ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국 47개 관서 가운데 양육원생들을 위해 진로교육, 취업 알선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곳은 의정부지청과 안양지청ㆍ서울강남지청 3곳뿐이다.


의정부지청은 지난해 4월부터 전국 고용센터 중 처음으로 새날열기 사업을 도입해 관내 6개 양육기관과 협약을 맺고 중2~고3 학생 41명을 대상으로 취업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중 1명은 지난달 회계사무소 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했다.

이 사업이 처음 시행됐을 당시 정부는 전국의 다른 지청으로도 확대해 양육원 출신 학생들에게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8개월 이상 지난 현재 강남지청과 안양지청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고용부 측은 "예산과 인력이 한정돼 있어 필요한 곳 위주로 실시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관리ㆍ감독 곳곳에서 허술한 점을 노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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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새날열기 사업을 비롯한 각 지역의 일자리 창출 상황이나 구인구직 현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지난 2011년 4월 구성된 일자리현장지원단은 지난해 11월 해체됐다.

지원단 소속 인원들은 TF 해체 이후 인력수급정책과로 흡수됐으나 현재 양육원 취업 지원 관련 업무는 고용서비스정책과에서 담당하고 있어 큰 틀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정책을 집행할 컨트롤타워가 부실한 실정이다.

게다가 보건복지부는 2011년 기준으로 양육원 퇴소 아동이 945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고용부는 이와 같은 기본적인 통계 관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관리가 부실해지자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양육원 학생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 개화동의 J보육원 관계자는 "대학을 못 가면 곧바로 시설에서 퇴소를 해야 하는데 일자리를 얻어봤자 식당, 건설 현장, 카센터 등의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퇴소 학생들이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3~5년간 이들을 관리하는 자립 전담 요원을 각 시설에 배치한 서울시는 올해 복권기금으로부터 29억원을 확보해 상반기 중 아파트 12~13채가량을 얻어 주거지를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지 마련이나 학비 지원 등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외에 양육원 퇴소 학생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일자리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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