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보유고 동원 환율 세자릿수로"

당국, 환율 안정위해 매도개입 공개 천명<br>7일 7원50전 급락 1弗=1,042원 90전

"환율 어떻게 될까…" 심각한 외환딜러들 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환율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자 외환시장이 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명동 외환은행 본점 글로벌마켓 영업부 딜러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외환당국이 외환보유고를 동원해 연일 치솟는 원ㆍ달러 환율을 세자릿수로 끌어내릴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책당국이 보유외환 매각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그만큼 현 외환시장을 ‘비상상황’으로 인식하는 한편 환율안정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유가상승과 외국인 주식매도 등에 따른 수요가 많은데다 당국이 실제 보유외환을 얼마나 풀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어 환율이 당국의 의도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7일 오전 각각 과천 재정부 청사와 서울 소공동 한은에서 ‘환율안정화대책’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외환시장 안정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한 뒤 앞으로 시장 불균형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강력히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그동안 공식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외환보유고를 동원해 매도개입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외환보유고를 동원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시장개입 여부나 규모를 함구하는 것이 관례인 점에 비춰보면 이처럼 공개적으로 외환보유고를 동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환율안정이 절박한 상황에 몰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유가상승과 외국인 주식매도 등에 따른 수요가 많은데다 당국이 실제 보유외환을 얼마나 풀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어 환율이 당국의 의도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당국은 특히 시장에서 오해하는 것처럼 특정 레벨을 사수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강조하는 한편 물가안정을 위해서라면 세자릿수 환율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국장은 “정부가 어느 선을 유지하려 한다는 시장의 의식은 오해”라며 “수급으로 환율이 세자릿수로 내려가도 의도적으로 막을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 역시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환율안정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말한 뒤 “시장의 오해 수준(1,010원) 밑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세자릿수 환율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의 초강력 구두개입에 힘입어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주 말보다 달러당 7원50전 급락한 1,042원90전으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기대심리가 크게 꺾이며 한때 1,036원까지 하락했지만 저가매수 유입으로 1,040원대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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