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2월 산업활동동향] 생산.소비증가 다소 둔화

지난해 12월 생산과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4.1%, 14.0% 늘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증가폭은 전달보다 감소했다. 제조업 가동률은 81%로 외환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여전히 과열이 우려되는 85% 이상과는 거리가 있다. 설비투자도 되살아나고는 있으나 아직 외환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지는 않았다.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7년 10월을 100이라 했을 때 99년 12월의 산업활동지수는 생산이 122, 소비가 101, 투자가 99, 건설투자가 85로 이제야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95.7을 기록, 전달에 비해 0.4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적정수준인 100에 이르지 못했다. 선행종합지수의 증가폭은 11월에 비해 0.2%포인트 감소, 향후 경기의 완만한 조정을 예고했다. 박화수(朴華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현재 경기국면을 진단한다면 상승 추세에서 일부 조정을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여유있는 생산 설비와 생산능력 증가 등을 고려하면 물가 불안 우려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경기 상승속도 둔화는 환영할 만하다=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98년 급격한 경기하락을 경험한 경제가 99년 급격히 회복됨에 따라 올해와 내년 물가 불안 우려가 높았었다. 다행히 12월 산업활동동향은 이같은 우려를 다소 잠재울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 먼저 지난해 12월 생산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1% 증가했으나 전월보다는 0.5% 감소했다. 출하도 전년보다는 26.4% 증가한 반면 전월보다는 2.0% 줄어들었다. 재고는 자동차의 재고 증가로 전월보다 5.4% 증가해 재고율이 74.7%로 높아졌다. 재고율 증가는 자동차의 미국 현지법인 재고조절에 따른 것인만큼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朴국장은 설명했다. 소비와 연결되는 도소매 판매는 자동차 판매 둔화 등으로 전년보다 14.0% 증가했으나 전월보다 0.9% 감소했다. 상승 속도 둔화는 물가상승 압력을 그만큼 낮출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경기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진다면 경제의 성장기반이 그만큼 내실화되는 셈이다.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물가는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먼저 공급 측면에서 물가를 올릴만한 요인을 찾기 힘들다. 제조업 가동률 지수는 81%로 여전히 과열 수준인 85% 이상 수준을 밑돌고 있다. 12월 생산 능력 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7%, 전월보다는 1.7% 상승했다. 생산능력지수가 상승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기업들의 공급능력이 증가하였음을 뜻한다. 국내 기업들은 올들어 컴퓨터와 정보통신, 물류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생산능력 제고에 나섰기 때문에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공급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증가율 둔화가 눈에 띤다. 12월 도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9% 줄어들었다. 소매업이 연말 특수를 누린 반면 자동차 판매 및 차량연료 소매업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장기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 기반이 필요하다=현재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상승, 낮은 물가압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는 장기적 성장기반을 갖출 수 있느냐이다. 장기적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최우선의 과제는 물가안정이다. 다행히 지난해와 올해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를 내실화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자체를 뿌리뽑아야 한다. 또 경기 하강에 적응할 수 있는 경제체질을 갖춰야 한다. 1년 앞 경기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전월차가 지난 9월부터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내년 이맘때쯤 경기 하강을 예상케 하고 있다. 경제 체질이 취약하면 조그만 경제충격에도 97년말 외환위기와 같은 급격한 경기 하강을 보일 수 있는 만큼 구조조정 추진, 지배구조 개선 등의 경쟁력 강화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 정재홍기자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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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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