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골프산업 경쟁력 강화를

10여년 전 결혼식 주례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말이 넘치는 세상에 내 것까지 보태면 더 혼란스러워질 것입니다.” 신혼부부를 위한 좋은 말을 평소 수없이 들었을 테니 굳이 주례로 앞에 서서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는 깊은 마음이셨다는 것을 잘 안다. 허나 그 뒤에 딱 한마디 더하셨던 말씀이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것은 안타깝다. 좀더 길게 강조해주셨다면 세상의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그 분의 말씀이 살아남지 않았을까. 요즘 그 ‘말씀의 실종’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결혼식처럼 변화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새 정부의 출범은 많은 이들에게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주고 있다. 때문에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그날을 두고 세상의 말들이 넘쳐 나고 있다. 각계의 요구는 끊임이 없다. 골프계도 마찬가지다. 비싼 그린피의 원인이라며 골프장 중과세를 폐지해달라는 것을 비롯해 주장이 구구절절하다. 그러나 지금은 큰 그림을 봐야 한다. 한국의 골프는 박세리ㆍ최경주 등 선수들 덕에 세계 정상급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그 실력을 떠받칠 골프 산업은 숨이 끊어질 지경이다. 시장에서 국산 골프채가 맥을 못 추는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특소세 면제 혜택을 받았지만 동남아에 비해 경쟁력 처지는 제주 지역 골프장, 자꾸 생기고는 있으나 주중 입장객 모시기가 힘겹다는 지방 골프장, 선수들 잘 길러 세계 톱으로 키웠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해외 브랜드에 밀리는 한국의 티칭 프로골퍼들. 총체적으로 국내 골프는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해외 유명 클럽 및 용품, 골프 아카데미, 해외 투어 등에 밀리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이며 답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가 큰 밑그림을 바탕으로 골프계 안팎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거시적이고 또 구체적인 답을 찾기를 기대한다. 골프 산업은 국가 경쟁력 강화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담은 이 말이 실종되지 않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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