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크린쿼터制 '유지' 힘실릴듯

유네스코, 다양성협약 통과

UN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문화콘텐츠와 예술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를 위한 협약’(문화다양성 협약)을 20일(현지시간) 총회에서 통과시키면서 국내 스크린쿼터제도 유지에 힘이 실리게 됐다. 유네스코는 이날 154개국 대표가 참석한 총회 표결에서 찬성 148표, 반대 2표, 기권 4표로 협약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30개국 이상에서 비준되면 국제협약으로서 자격이 갖춰지게 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 협약이 자유통상 원칙을 어긴다는 이유로 강력히 반대해왔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통상압력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았지만 지난 17일 문화분과회의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문화다양성협약은 문화의 획일주의를 저지하고 작은 국가들의 독특한 자국문화들을 보호 조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는 협약으로 국제법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 협약은 각국에 문화 다양성 증진을 위한 규제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줬고 위기에 처한 고유문화들을 보전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발동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이번 협약은 다양한 약소 문화들을 국제법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범세계적 근거장치가 처음 마련됐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협약이 통과됨에 따라 그간 스크린쿼터제 유지를 강력히 주장해왔던 국내 영화계는 쿼터제 존속을 위한 국제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스크린쿼터연대 사무총장이며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인 양기환씨는 “스크린쿼터와 관련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며 “미국의 압력을 피할 수 있는 카드를 국제사회가 만들어줬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국회 비준을 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약이 비준되면 당장은 영화계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문화정책 수립 전반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측은 “무역협상에 맞서 협약이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여러 나라의 문화를 균형적으로 접할 기회나 소수자의 문화향유권리 등을 보장하는 식의 문화정책 수립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