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으로 발생한 미군측 전사자가 약 100여명으로 세계 전쟁사 `최소`로 기록됐지만 아버지나 배우자, 자녀를 잃은 100여 가정에는 그 같은 기록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특히 이라크와의 전쟁에 극렬하게 반대해 온 루스 애이켄(펜실베니아주 거주)에게는 육군 대위였던 아들 트리스텐 애이켄(31·조지아주 포트 스튜워트)의 희생은 `오일과 바뀌어진 억울한 죽음`이다. 그의 아들은 지난 4일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이라크군과 치열한 교전 끝에 사망했다.
그녀는 아들이 쿠웨이트로 파병되기 전날 밤 아들과 3시간 동안의 전화통화를 했다. 반전주의자인 그녀는 그 날 아들에게 “이라크와의 전쟁은 명분 없는 전쟁이며 석유 통제권을 둔 난투극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전쟁 반대를 외친 모친에게 아들은 “전쟁터에 가서 싸우는 것은 나의 직업이자 의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고서는 “험비차량에서 6일 동안 새우잠을 자고 있다”는 마지막 편지를 보낸 후 그는 전사했다.
아들의 전사 통지서를 받아든 루스는 “미국은 9.11테러를 지휘한 통제부가 이라크라며 전쟁을 일으켰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반전 입장을 여전히 밝히면서”아들을 비롯한 여러 희생자들이 엉뚱한 곳에서 죽음을 당한 것이 나를 더욱 절망스럽게 한다”고 말했다.
<미주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