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대주주 매도 물량 주가엔 오히려 약

■ 공모주 대어 현대로템 22~23일 청약<br>유통 주식수 늘어 긍정적… 차입금도 악재 안될 듯<br>플랜트 수익은 지켜봐야


올 기업공개(IPO) 시장의 기대주 현대로템이 30일 상장된다. 한동안 뜸했던 대어급 상장인 만큼 투자자들도 기관 수요예측과 공모가 결정부터 오는 22~23일 있을 공모주 청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분위기가 좋고 IPO 물량 대비 수요가 크다는 점, 동업종 내 대형 상장주가 많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흥행을 점치면서도 '오버행(대규모 대기물량) 이슈' '플랜트 사업 부문의 수익 지속 여부' 등 시장에서 제기된 우려에 대해서는 꼼꼼히 점검할 것을 조언했다.

◇MSPE 오버행, 큰 악재 못 돼=이번 상장 과정에서 복병으로 떠올랐던 현대로템의 2대 주주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MSPE) 리스크는 일단 6개월 후 고민할 문제로 밀려났다. MSPE가 보유한 2,708만주 중 600만주를 구주매출로 팔고 나머지는 6개월간 보호예수를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매도도 현대로템과의 협의하에 블록딜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이라는 시간을 벌면서 오버행이라는 독이 오히려 주가에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버행은 분명 주가에 악재이지만 유통주식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2대 주주가 주식을 처분할 경우 주식유동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과거 노르웨이 해운사 빌ㆍ빌헴슨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처분하던 과정에서도 유통주식수 확대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한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플랜트 사업 수익 지속성 여부는 지켜봐야=플랜트 사업 부문의 수익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기대만큼의 실적이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플랜트 부문은 올 상반기 현대로템 전체 매출에서 36%, 영업이익에서 65%를 차지했다. 현대제철의 고로 3기 증설을 맡으면서 지난해와 올 상반기까지 현대로템 전체 실적에 기여도가 큰 핵심 사업부로 부각됐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고로증설이 끝나고 그동안 수주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던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하이스코 등 계열사의 대규모 증설이 줄어들면서 2011년 1조4,080억원이던 수주잔액이 올 상반기 8,12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플랜트에서 기대만큼의 매출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철도ㆍ방산 부문의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어 전체 실적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철도와 방산 실적이 플랜트 부문의 매출 둔화를 메워줄 수 있을지 여부는 올 4ㆍ4분기나 내년 1ㆍ4분기에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김영곤 현대로템 부사장(CFO)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상장 기자 간담회에서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유지 보수 물량이 여전하고 현대제철의 경우 철강산업 특성상 재투자가 필요해 합금강ㆍ특수강 투자계획이 확정돼 진행 중"이라며 "해외수주나 계열사와의 컨소시엄을 통한 수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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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은 4ㆍ4분기에 감소=현대로템은 이번 공모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의 90% 가까이를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그만큼 현대로템의 차입금 규모가 크다는 이야기다. 올해 들어 순차입금은 1ㆍ4분기 1조3,540억원에서 2ㆍ4분기 1조6,030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현대로템은 차입금 증가가 사업 성격 때문으로 연말이면 그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객 상당수가 준정부기관으로 채권회수가 연말에 집중되면서 매년 말 차입금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1년 4ㆍ4분기 9,700억원이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1ㆍ4~3ㆍ4분기 각각 1조920억원, 1조3,020억원, 1조5,150억원으로 늘어났다가 4분기 1조36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변 연구원은 "공모자금 중 3,000억원 가까이를 차입금 상환에 쓰고 나면 현재 200%가 넘는 부채비율이 내년에는 180%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차입금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이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벌이고 있다. 공모 희망가는 1만7,000~2만3,000원으로 희망가 상단 적용시 상장으로 들어오는 금액이 6,2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최대 규모이자 삼성생명ㆍ한화생명ㆍ롯데쇼핑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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