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값의 최고 70%를 최장 20년까지 빌려 주는 모기지론이 등장하면서 대출 을 끼고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이 한층 다양해 졌다.
이미 판매되고 있는 근로자ㆍ서민을 위한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은행권의 장기주택담보대출 외에 지난달 새로 출시된 모기지론 중에서 자산의 자금계획과 투자성향 등을 고려해 가장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 셈이 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 세가지 대출상품이 외견상으로는 집을 담보로 한 장기대출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나름대로 장ㆍ단점이 있기 때문에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주택 서민들이 집을 살 때는 근로자ㆍ서민을 위한 주택구입자금대출의 조건이 더 좋은 반면 이미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평수를 늘릴 때에는 모기지론이 상대적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상품 중 어느 것이 내게 더 유리한 지 알아본다.
◇다양해 진 주택담보대출 상품=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을 앞당겨 줄 상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모기지론은 무주택자가 집 값의 30%만 있으면 나머지 70%는 구입한 집을 담보로 10년 이상 최장 20년간 장기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또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은 대출자 격에 제한이 없고 3년짜리 단기대출이 가능하며 상환방법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근로자ㆍ서민을 위한 주택구입자금은 건설교통부가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내 놓은 국민주택기금을 무주택 서민에게 빌려주는 상품으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농협 등 세 곳에서만 취급하고 있다. 상품성격 이 ‘서민을 위한’ 것인 만큼 연간소득이 3,0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하고대출신청 일 현재 6개월 이상 무주택으로 있어야 한다.
◇금리전망 따라 선택 달리해야=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주택담보대출은 3년 이하 단기 대출이고 매월 또는 분기 단위로 금리가 바 뀌는 변동금리인 반면 모기지론은 10년 이상 20년 장기대출로 만기일까지고정금리(연 6.7%)가 적용된다.
따라서 모기지론을 이용할 경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 고 매월 원리금 상환이 고정되기 때문에 예측가능한 재무설계가 가능한 장 점이 있다. 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최고 2억원)로 시중은행의 10년 이내 주택담보대출 비율(40~60%)보다 높아 초기 자금마련에 대한 부담 을 줄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3억원짜리 주택을 살 경우 시중은행의 3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면 대출가능액이 1억2,000만원에 불 과하지만 모기지론을 이용하면 8,000만원 정도 늘어난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금리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금리가 떨어질 경우 은행의주택담보대출에 비해 불리하다. 향후 금리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현재의 시 점만 놓고 봐도 시중은행의 3년짜리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경우 대출금리가 연 6% 이내로 모기지론(6.7%)에 비해 낮다.
◇대출금리ㆍ상환방법도 꼼꼼히 따져봐야= 시중은행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원금을 매월 나눠서 갚을 수도 있고 매월 이자만 내다가 원금은 만기에 한꺼번에 갚을 수도 있다. 반면 모기지론은 매월 이자와 원금을 함 께 갚아 나가는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이라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을 경우 웬 만한 고소득자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저축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1억5,000만원을 20년 동안 대출 받을 경우 매월 갚아야 할 돈이 약 100만원(소득공제 감안시)에 달하며 15년 대출 시에는 매월 120만원 이나 된다. 더구나 자영업자는 소득공제 혜택이 없기 때문에 실제 부담은더 늘어나며 내집 마련 이후에 집값이 대출이자 분 만큼 오르지 않는다면낭패를 볼 수도 있다.
또 올해부터는 대출기간이 15년 이상으로 원금상환 거치기간이 3년 이하인 대출에 대해서만 연간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점도 유의해야 한다. 거치기간 제한에 따라 매월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다.
◇서민들은 ‘근로자ㆍ서민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유리= 근로자와 서민을 위한 주택자금대출은 대출한도가 모기지론(2억원)보다 작고 대상주 택이 제한돼 있지만 상품의 성격상 여러모로 서민들에게 유리한 상품이다. 집 값의 70% 범위에서 최고 1억원을 빌려주는 이 상품은 우선 대출금리가 연 6%로 낮다.
변동금리를 적용 받지만 정부가 1년에 한번 정도 변경하기 때문에 사실상 고정금리나 다름이 없다. 대출재원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국민주택기금이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아주 큰 폭으로 오르지 않는 한 정부가 좀처럼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 또 최고 3년까지 거치기간을 인정해 주기 때문에 대출초기에 상환부담을 줄일 수도 있으며 대출기간이 20년이기 때문에15년 이상 장기대출에 주어지는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