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고물가 때문에…" 소비심리 급랭

'소비자 기대지수' 7년6개월來 최대 낙폭


고유가에 따른 물가급등이 본격화하면서 소비자심리가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래 가장 가파르게 악화됐다. 소비자들은 앞으로의 경기도 국제유가와 물가 수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어 5%에 육박하는 고물가가 진정되기 전에는 체감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5월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6개월 뒤의 경기와 생활형편ㆍ소비지출에 대한 소비자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전월 대비 8.2포인트 낮은 92.2로 떨어졌다. 이는 신용카드 사태를 겪어 경기 기대심리가 얼어붙었던 지난 2004년 12월(86.5)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낙폭도 IT 버블 붕괴 직후인 2000년 11월(8.3포인트) 이후 7년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4월 93.8에서 5월 77.9로 15.9포인트나 하락해 지수급락을 주도했다. 경기기대지수 하락폭은 2002년 10월(18.1포인트) 이래 가장 컸다. 또 6개월 전 대비 현재의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전월 80.0에서 72.2로 떨어졌으며 경기에 대한 평가지수는 4월 72.4에서 5월 61.0으로 급락했다. 이처럼 소비자기대지수가 급락한 것은 물가수준이 7년여 만에 가장 높게 치솟으면서 실제 경기둔화 속도보다 체감경기가 빠르게 악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6월 경제동향을 발표하면서 “우리 경제가 완만한 둔화세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지만 소비자평가지수 및 기대지수는 이보다 훨씬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 실제 소비자 조사 결과 향후 경기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유가 등 물가수준을 꼽는 응답자가 전월 대비 6.6%포인트 늘어난 75.8%에 달해 소비자들의 경기판단에서 물가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도 “소비자기대지수 하락은 물가상승으로 소비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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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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