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그린스펀 연임할까] 임기1년 앞두고 불가론 솔솔

【뉴욕=김인영 특파원】 워싱턴 정가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처럼, 뉴욕 월가에선 임기 만료를 1년 앞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임 여부에 바짝 긴장해 있다.그린스펀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6월 20일. 클린턴 대통령이 4년 임기의 차기 중앙은행 수장을 임명하게 된다. 월가의 지배적인 분위기는 8년째 장기호황과 증시 활황을 이끈 그린스펀이 한번 더 일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권 교체기를 맞아 중앙은행의 대권이 다른 주자에게 넘어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린스펀이 물러날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은 그가 FRB 의장을 세번 연임함으로써 12년 동안 장기 집권한데다 현재 72세로 고령이므로 물러날 때도 됐다고 판단한다. 게다가 최근 클린턴이 탄핵 정국을 피하기 위해 제시한 사회보장연금의 증시투자 방안을 그린스펀이 공개 비난한 사실이 클린턴 행정부에 상처를 주었다는 것. 월가의 투자정보지인 배런스에 따르면 앨 고어 부통령은 그린스펀의 비판에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으며, 다음 임기에 FRB 의장을 바꿔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린스펀의 배턴을 이어받을 주자로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나설 고어 진영에서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고어 진영에서 지명할 경우 FRB 의장 물망에 오르는 사람은 로버트 루빈 재무부 장관 로렌스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 윌리엄 맥도너 뉴욕 FRB 총재 로렌스 메이어 FRB 이사 앨리스 리블린 FRB 부의장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경제학교수(전 FRB 부의장) 등이다. 그렇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클린턴이 내년 11월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될 때까지 FRB 의장 지명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설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는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당선돼 지명할 가능성도 있다. 월가에선 이 경우에도 그린스펀에게 불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시 주지사는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재직할 때 그린스펀이 금리인하에 미온적이었고, 부시 전대통령도 이를 공개 비난한 적이 있으므로 그린스펀 낙점을 꺼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화당 진영에서 거론되고 있는 사람으로 로렌스 린드세이 전 FRB 이사 부시 정권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 의장을 지낸 마이클 보스킨 스탠포드대 교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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