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비아 WMD검증 급물살

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WMD) 포기 선언에 따른 후속 절차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국제원자력기구(IAEA)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리비아 핵 시설 실사를 위해 IAEA 사찰단을 이끌고 27일 리비아를 찾았다. 사찰단 방문은 19일 무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가 WMD 포기를 선언한 지 1주일 만에 비교적 신속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사찰 과정이 주목된다. 엘바라데이는 이날 수도 트리폴리에서 압델 라흐만 샬캄 리비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리비아의 핵 프로그램은 낮은 수준의 초기 단계이며 핵 탄두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을 농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완벽한 검증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으며 사찰단은 1차 조사를 토대로 한 보고서를 내년 3월 IAEA 이사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바라데이의 이러한 언급은 “리비아가 무기급 우라늄 생산시설을 갖추는 등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는 미국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미 정보당국은 그 동안 “리비아의 핵 프로그램이 북한이나 이란과 달리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활동적”이라고 주장했었다. IAEA 사찰단은 28일 리비아 핵 개발 책임자와 만나 사찰 의제를 논의하고 원자로와 몇몇 관련 시설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 리비아의 핵 기술 수입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미국 등 서방국은 이란과 파키스탄을 핵 수출국으로 의심하고 있으나 리비아는 가타부타 언급을 꺼리고 있다. 엘바라데이는 특히 “리비아의 핵 폐기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핵확산금지조약(NPT) 부속의정서에 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부속의정서는 사찰단이 폐기 원자로나 연구소, 공장 등 의혹시설을 불시에 사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약이다. 샬캄 외무장관은 이날 “NPT 부속의정서에 서명할 것”이라며 “이스라엘도 이제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IAEA의 사찰에 대해 미국은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IAEA는 리비아의 시설을 20년간 감시해 왔으나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신뢰성에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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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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