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3월 23일] 국회 손놓고 있을 때 아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각종 민생법안을 차질 없이 처리하겠다고 다짐해 기대를 갖게 한다. 민생 챙기기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우선 국민생활에 부담을 주고 있는 법정 직무교육 31개를 정비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를 비롯해 120만명이 직무교육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 서민생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불충분하다. 무엇보다 국력을 소진하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처리를 위해 한나라당부터 발벗고 나서야 한다. 정부가 마련한 세종시 수정법안은 이미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을 비롯한 국회에서는 수정법안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방향이나 진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이다. 한나라당 내 의견조율을 위해 운영하기로 한 6인 중진협의체에서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핑계로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정치권으로서 지방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국가대사인 세종시 문제를 언제까지 미뤄놓을 수는 없다. 미룬다고 해서 지방선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미지수인데다 국가 에너지만 소모하게 된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국회는 지금부터라도 세종시 문제 처리를 위한 의견조율과 법안처리 수순에 들어가야 한다. 선거를 핑계로 국회가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민생과 경제 살리기 법안 처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당정 간 의견차이 등으로 국회에 계류된 민생법안은 물론 경제 살리기 법안이 한둘이 아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당정협의가 원만치 않아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법안을 제출해 계류돼 있고 영리병원 도입 문제도 부처 간 갈등을 해소하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민생과 경제 살리기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은 원론에는 찬성하면서도 각론에 가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의 경우 야당의 퇴장과 여당의 정족 수 부족으로 대부분 민생과 관련된 39안건이 무더기로 처리되지 못한 적도 있다. 지방선거를 핑계로 눈치를 보거나 골치 아픈 문제는 미루는 국회가 돼서는 안 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고 정부가 수정법안까지 마련한 세종시 문제에 대해 우선 한나라당은 집권당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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