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한반도대운하 건설하자

주승용 열린우리당 의원이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대운하 구상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우리나라는 운하가 발달한 유럽과는 다른 지리적 특성을 지녔으며 운하사업은 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주 의원의 정책적 관심에는 고마움을 느끼지만 비판의 내용은 잘못된 인식과 정보에 근거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산악지대가 많아서 유럽과는 지형 조건이 다르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식 운하는 지형적 조건을 뛰어넘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운하인 독일의 RMD(라인-마인-도나우)운하는 해발 406m에서 마인강과 도나우강을 연결하고 있다.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강 주변 천혜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운하는 그 지역뿐만 아니라 독일 전체의 자랑이 되고 있다. 우리 국토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상운송으로 충분하다는 것도 틀린 논리다. 해상운송은 바람이 불고 파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웬만큼 큰 규모의 배가 아니면 운항이 불가능하다. 운하는 일 년에 열흘 남짓만 빼고는 운송의 정시성(定時性)을 지킬 수 있다. 서울ㆍ부산간 운하의 운송에 123시간이 걸린다는 주 의원의 주장도 ‘노 젓는 뱃사공 시절’의 얘기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한 화물차의 운송시간은 교통체증시에는 10시간 이상 걸리는 데 비해 운하는 바지선 한 대에 250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20시간대에 도착할 수 있다. 게다가 운하의 운송 비용은 화물차 운송 비용의 3분의1 수준이다. 한반도대운하는 환경친화적인 사업이다. 25㎞ 정도의 물길 잇기 공사로 500㎞가 넘는 자연하천 운하를 만드는 일이다. 운하의 하천변은 숲이 우거진 생태공원과 체육공원으로 바뀔 것이다. 낙동강은 수백년간 퇴적된 오염물질과 지천의 폐수 유입으로 썩어간 지 오래다. 환경은 방치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리ㆍ보존돼야 한다. 국민소득 3만달러, 4만달러 시대의 물류 인프라를 위해서 국토를 훼손시켜가면서 육상도로를 내거나 철길을 만든다면 그것이야말로 심각한 환경 파괴가 될 것이다. 끝으로 경부운하에 대해서 경제적인 타당성이 없다는 수자원공사의 연구 발표는 엉터리라는 것이 판명됐다.(2006년 신동아 12월호) 연구에는 참여하지도 않은 많은 학자들의 이름이 본인들의 허락도 없이 게재됐다고 한다.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공법도 가장 비경제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다. 더구나 10년 전 수자원공사의 경부운하 비판은 지금 검토되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의 구상안과는 관계없이 당시 세종연구원이 검토한 내용에 대한 것이다. 오늘날에는 배가 산으로 가고 자동차도 바다 속 터널로 다니는 세상이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의 번영을 위해서는 새로운 길을 내야 한다. 한반도대운하는 우리나라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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