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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이 대략이나마 차기 훈련기(T-X)의 요구성능을 밝힘에 따라 최종 낙점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관심사는 단 한 가지.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의 대미 수출이 가능할지 여부다. 결론적으로 여전히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미 공군이 원하는 정확한 작전요구성능(ROC)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미 공군의 조달 절차는 크게 세 단계. 제안안내(LFP·Letter For Propose)를 공지하고 관심을 보이는 업체에 제안요구서(RFP·Request For Propose)를 발송하는 것이 처음의 두 단계다.
세 번째는 비로소 ROC가 제시되는 단계로 좀 더 복잡하다. 우선 항공기 제작업체가 RFP에 준거해 제안서를 미 공군에 보낸다. 각 업체의 제안서를 비교 평가한 미 공군은 적합하다고 판단된 업체에만 ROC를 발송한다. 두 번째 단계부터 과정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미 공군이 이번에 제시한 성능 목표는 1단계일 뿐이다. 주식 시장으로 치자면 미 공군의 공시 정도에 해당한다.
다만 확실해진 사실은 하나 있다. 완성된 기체 주에서는 유일하게 순수 미국산이라는 점과 저가라는 점이 부각됐던 텍스트론사의 스콜피온 훈련기는 탈락이 확실해 보인다. 미 공군의 요구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 충족시키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미 공군의 요구 수준이 높다는 점은 우리의 T-50에 일장일단이 있다. 객관적 성능이 가장 앞서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주유와 데이터링크 능력 등을 갖추려면 상당한 개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제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가격경쟁력 잠식이 우려된다.
개량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우호적이지 않다. 아직 개념만 나온 미 보잉사와 스웨덴 SAAB의 합작 훈련기와 미국 노스롭의 신개발품은 처음부터 미국이 원하는 스펙대로 훈련기를 설계할 수 있다는 상대적 장점을 갖게 됐다.
미 공군이 예상보다 빨리 제안안내를 밝혔으나 조달 일정이 당겨질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미 공군은 워낙 노후해 사고가 연발하는 T-38 훈련기를 한시라도 빨리 교체하고 싶은 반면 예산을 움켜쥔 의회는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과연 기대대로 2017년 중반께 결정될지 당초 계획대로 2020년에 가서야 결말이 날지도 안갯속이다.
미국 내 분위기도 걸림돌이다. F-22와 F-35 등 신형 전투기 시장을 독식한 록히드마틴의 독과점 우려론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제를 원형으로 이탈리아가 제작한 M-346이 미국의 자존심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면 T-50과 보잉 및 노스롭의 신개발 훈련기 3파전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T-50이 최종 낙점되면 최대 20조원에 달하는 대박이 터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설령 T-50이 승리해도 미국의 요구수준에 맞추려면 개량이 필요한데 그 능력은 원설계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이 갖고 있어 국내에 떨어질 부가가치의 감소가 불가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