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와 해운주의 희비가 하늘과 바다만큼이나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운송주로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부담이 크다는 점은 같지만 항공주의 경우 강력한 수요 증가가 이를 상쇄할 것이란 전망으로 주가가 날아오르고 있다. 반면 해운주는 공급과잉 등 업황둔화 우려감이 겹치면서 주가가 가라앉는 모습이다. ◇해운주 ‘3중고’= 해운주의 경우 ▦유가상승 ▦원화강세 ▦운임하락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진해운의 1ㆍ4분기 실적은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진해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7% 감소한 309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 역시 57.9% 줄어든 611억원에 그쳤다. 주연료인 벙커C유 가격이 지난해 배럴당 33.6달러에서 올해 배럴당 50.6달러로 50.6% 상승해 원가부담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또 달러표시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 증가했으나 원화표시 매출액의 경우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원화절상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통상 해운사들의 운임수입은 100% 달러로 잡히기 때문에 원화강세는 실적에 치명적이란 지적이다. 고민제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해운운임지수의 하락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유류비 및 기타경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해운주의 수익기반은 지속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업황 둔화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감으로 8일 한진해운 주가는 4.92% 하락했으며 흥아해운과 대한해운 역시 7.42%, 1.27% 떨어졌다. ◇항공주 고공비행 이어진다= 반면 항공주의 경우 효율적으로 비용절감에 나선데다 유류 할증제도 도입으로 고유가의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항공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달러표시 순외화부채가 많아 원화강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8%, 49.3% 증가해 유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증권은 “4월 인천국제공항 월별 집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운항횟수는 전년대비 10% 증가하는 등 수요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 폭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유가로 인한 실적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은 있지만 유류할증료 확대나 운임 상승 등을 통해 비용을 보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실적이 악화될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의 하방경직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