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폭락 어디까지…/자고나면 악재… 투자심리 꽁꽁

◎잇단부도에 김대중 비자금파문 겹쳐/증시 회복불능 나락 빠질 가능성 높아/자금시장 불안심화… 금융악순환 우려주식시장이 기아그룹 사태라는 매머드급 악재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다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비자금설이라는 대형 악재까지 터져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8일 종합주가지수는 6백10.44로 마감돼 연중 최저치인 지난 1월7일의 6백11.05포인트를 밑돌았다. 기관 및 외국인투자가들은 물론 최근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던 일반투자자들도 무조건 팔고보자는 식의 투매양상을 나타냈다. 이번 주가하락은 외환시장 불안정 및 기업들의 잇단 부도사태등 증시 내외부의 복합적인 악재요인에 허덕이는 가운데 김총재의 비자금파문이라는 정치적 돌발변수가 불거지며 투자심리를 급속히 냉각시켰기 때문이다. 유인채 한진투자증권 부사장은 『연초이후 기업들의 잇단 부도와 시중실세금리 불안정 등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대형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이번 김총재의 비자금파문이 확대된다면 최악의 경우 심리적 주가하락 마지노선인 6백포인트 붕괴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김총재의 비자금 문제를 걸고 넘어질 것은 불을 보듯 확연하다』며 『비자금설과 관련한 기업들의 조사착수 등으로 파문이 확산되면 가뜩이나 자금경색으로 어려운 기업들의 무더기 도산을 유발, 자금시장 불안정은 물론 주식시장이 회복하기 힘든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비자금파문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악영향을 끼쳐 부도도미노 사태로 이어진다면 가뜩이나 부실채권으로 한계상황에 도달한 종금사 등도 동반 위기에 내몰려 금융공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옥규석 대한투자신탁전무는 이와 관련,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시장은 경기와 병행해 움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번 비자금파문과 같은 정국불안 요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금융시장의 주요 부분인 주식시장이 위기에 내몰릴 경우 기업들의 직접자금 조달 기회가 줄어들어 시중 자금시장 불안정을 부추기는 등 금융시장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은 이번 김총재의 비자금파문 이전에도 이미 ▲자금 및 외환시장 불안정 ▲기아그룹 사태를 정점으로 일부 한계기업들의 잇단 부도 ▲종금사 등 금융기관의 부실화 등 초대형 외부 악재에 둘러쌓여 있었다. 증시 내부적으로도 ▲시가총액이 11조원으로 추정되는 한국통신 주식의 상장 대기 ▲잠재매물인 신용융자잔액이 3조2천4백8억원에 달해 주식매수 에너지인 고객예탁금 2조4천6백79억원을 7천7백억원 이상 웃도는 점등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의 주요 순매수 세력이었던 외국인 투자가들도 지난 9월 한달간 8천7백16억원을 매도하고 5천7백33억원을 매수해 2천9백83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이달들어서도 지난 7일 현재 1천7백20억원을 매도하고 1천30억원을 매수해 6백90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 하루 평균 1백억원가량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이번 비자금파문은 비자금조성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의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 우리나라의 컨트리리스크(국가위험도)도 재차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황건호 대우증권 상무는 이와 관련, 『기아그룹 사태 등으로 이미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이번 비자금파문까지 겹쳐짐에 따라 해외투자가들이 국내기업 발행 해외증권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기업들의 장기저리 해외자금 조달 창구가 막힘에 따라 국내 자금시장이 직간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비자금파문으로 급격히 침체되고 있는 주식시장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정부가 강도높은 주식시장 안정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 발표하는 동시에 기아사태를 조속히 마무리짓는 일』이라고 지적했다.<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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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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