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금리인상은 없다(?)`
영국과 호주 다음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은행 총재들이 잇따라 조기 금리인상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ㆍ4분기 경제 성장률 급등으로 부상하던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론 대신에 앞으로 상당기간 현재의 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안소니 산토메로 총재는 14일(현지 시간) “인플레 압력이 낮고 아직 과잉 설비투자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경기 확장이 확고해지면 통화정책은 중립으로 돌아서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정책 변화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의 윌리엄 풀 총재도 13일 “성장 과열 징후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내년 3월 이후까지도 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풀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FRB 관리들이 금기시해 온 기간까지 명시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그는 철저한 반(反) 인플레주의자로 알려져 있어 FRB 내부에서 저금리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같은 날 시카고 연방은행의 마이클 모스코우 총재도 오스트리아 빈에서 “디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순응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금리 기조 유지 목소리가 힘을 내고 있는 것은 지난 주말 10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오면서 아직 경기 과열보다는 경기 불지피기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강하게 대두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 미 FRB가 다음달 FOMC 회의에서도 저금리 기조 유지를 천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