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허미경 대표 "무동력 유증기 회수기로 세탁소 애로 해결"

허미경 부영기계상사 대표, 세계여성발명대회 3연속 수상


"세탁소 사장님들이 '유증기 회수기 때문에 불이 날까 봐 겁이 나고 뜨거운 열기로 일하기도 힘들다'는 하소연을 수없이 듣고 특유의 발명심리가 발동했죠." 지난해까지 특허청 주최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3년 연속 수상한 허미경(59ㆍ사진) 부영기계상사 대표는 2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세탁 건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유증기를 거르는 회수기를 설치하도록 지난 2006년 의무화했지만 세탁소에서는 '불도 자주 나고 가격도 비싸다'고 꺼려왔다"며 무동력 유증기 회수기를 개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2008년 에어컨 겸용 회수기로 은상, 2009년에는 폐열을 활용한 무동력 운동화 건조기로 동상을 각각 받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동력 유증기 회수기로 은상을 수상했다. 유증기 회수기는 세탁소에서 유기용제로 옷을 세탁한 뒤 건조하는 과정에서 인체에 심각한 유해물질이 포함된 유증기가 발생하는 것을 처리하기 위해 유증기를 포집한 뒤 급냉각시켜 대기오염을 막고 유기용제도 재활용하는 장치이다. 그렇지만 전기 냉동장치로 인해 세탁물에서 정전기가 발생할 때 건조기나 회수기에 축적된 유증기에 불꽃이 튀어 전국적으로 50여회나 대형화재를 몰고왔다. 세탁소 업주들에게는 유증기 회수기가 가히 화약고인 셈이다. 셀프 의류ㆍ운동화 세탁기 등을 제조해 판매하던 허 대표는 "세탁소 사장님들의 하소연을 듣고 자연스레 '어떻게 혁신할까' 밤잠을 자지 않고 고민하다 세탁 건조기 하부에 얼음을 넣어 돌려보니 실내가 시원해지면서 유증기가 액화되는 것을 보고 무동력 회수기를 개발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무동력 회수기는 얼음을 이용해 유증기를 거르기 때문에 밖으로 배출될 때 통풍이 잘돼 옷에서 정전기가 발생해도 불이 붙지 않는다. 유증기 회수율도 91.9%로 기존 제품보다 높다는 것을 Q마크 기관인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현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으로부터 검증받았다. 에어컨 겸용인데다 건조기 교체비와 동력전기승압공사비 등 2차 투자비가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무동력 회수기 설계특허를 출원한 그는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금압박을 받을 때 무척 힘들었다"며 "개발하고 보니 화재도 예방하고 가격도 대당 120만원대로 기존 제품의 절반에 불과해 '꿩 먹고 알 먹기' 아니냐"며 활짝 웃었다 대전 소재 중소기업인인 허 대표는 마지막으로 "정부가 의무화만 했지 단속을 안해 전국 3만8,000여개 세탁소 중 유증기 회수기를 설치한 곳은 30% 정도에 그친다"며 정부에 명확한 기준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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