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라이프] "인터넷세상 우리도 한몫합니다"

인터넷은 더이상 별천지가 아니다. 컴퓨터에서 웹브라우저를 실행시키면 화면은 인터넷 세상으로 바뀐다. 요즘에는 휴대폰·개인정보단말기(PDA)·무인안내시스템, 심지어 냉장고에도 인터넷이 뜬다.예전에는 인터넷을 즐기기 위해 전화접속 방법을 주로 이용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라인(ADSL)이나 케이블, PC방 등 초고속 망이 보급되면서 PC만 켜면 된다.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콸콸 쏟아지듯이 항상 연결된(ALWAYS ON) 인터넷 시대가 온 것이다. 속도가 너무 늦어 기다리다가 지치게 만든다고 해서 붙여졌던 「인(忍)터넷」이라는 별명도 이젠 어느 정도 사라졌다. 인터넷이 생활속의 친구가 돼버린 지금, 인터넷이 어떤 단계를 거쳐 실행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을 가능하게 하는 「숨은 친구」와 만난다면 인터넷이 주는 즐거움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인터넷은 컴퓨터(PC)를 통해 가장 많이 접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컴퓨터가 인터넷을 이루는 전부는 아니다. 전화선이나 초고속망이 필요하다. 무선으로 연결한다고 해도 무선모뎀이나 휴대전화기가 있어야 한다. 이 정도는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알고 있다. 여기서 조금더 들어가면 야간 무식하게 생긴 친구와 만나게 된다. 바로 서버라고 불리는 녀석이다. 서버는 일종의 컴퓨터지만 생김새가 좀 다르다. 잘 빠진 손발(키보드)에 익숙한 얼굴(모니터)를 가진 친구(PC)를 주로 접했던 사람들로서는 조금은 생소할 수 밖에 없다. 서버 중에는 PC처럼 생긴 녀석도 있고 냉장고 모습을 한 친구도 있다. 서버가 하는 역할은 각종 정보를 담아두고 있다가 네티즌의 요청이 오면 즉각 대답을 하는 것이다. 담고 있는 대부분의 정보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루는 것들이다. 사진이나 음악, 문서 등을 보관하고 있다가 이를 원하는 네티즌의 PC에 곧바로 전송해 주는 역할을 한다. 서버는 24시간 잠을 자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콜」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서버가 하는 역할은 조금씩 다르다. 파일을 관리하는 「파일 서버」, 메일을 담당하는 「메일 서버」,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담고 있는 「DB 서버」 등 하는 일에 따라 각각 이름이 있다. 모양에 따라 구별하기도 한다. 씬(THIN) 서버는 몸매가 날씬해 붙여진 이름이다. 프록시(PROXY) 서버라는 친구도 있는데 이 친구는 네티즌들의 콜이 맞춤법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제한된 사람만 들어오는 홈페이지에서 쓰게 되면 신분증을 검사하는 일도 한다. 저장장치(스토리지)라는 친구도 있다. 서버가 네티즌의 요청에 곧바로 대꾸하는 친구라면 저장장치는 서버를 뒷받침해주는 조력자다. 예전에는 인터넷이 주로 문자로 이뤄져 있었지만 요즘에는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정보가 많아졌다. 서버로는 이들 정보를 모두 담기내기에 부족하다. 정보를 담아주는 탱크역할을 하는 게 바로 저장장치다. PC에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하나 밖에 저장장치가 없지만 서버 옆에는 수백개가 있다. 유쾌하게 생겼을 리가 없다. PC 하드디스크 용량이 몇 기가바이트(GB)라면 저장장치 중 큰 녀석은 몇 테라바이트(TB)까지 정보를 저장한다. PC의 1,000배가 되는 셈이다. 저장장치도 서버와 마찬가지로 24시간 잠을 자지 않는다. 서버와 스토리지는 모두 덩치가 꽤나 큰 친구들이다. 하지만 체구가 작은 친구도 있다. 네트워크 장비가 여기에 속한다. PC에 장착하는 모뎀도 일종의 네트워크 장비. 이외에도 라우터·LAN·WAN·스위치·허브 등의 네트워크 장비가 있다. LAN(LOCAL AREA NETWORK)는 사내망 등 근거리통신망, WAN(WIDE AREA NETWORK)는 광대역 통신망을 각각 일컫는 말이다. 스위치는 인터넷 길목의 신호등 역할을 한다. 전등스위치가 전기를 통하게(파란등)하거나 끊는(빨간등) 역할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 라우터는 디지털정보를 다듬어 빠르고 정확하게 길을 찾아가도록 하는 친구다. 예를 들어 A라는 정보를 A-1·A-2·A-3 등으로 잘개 쪼개 최적의 경로를 찾아 상대방의 서버를 찾도록 해준다. 허브의 사전적 의미는 중심. 허브에는 각종 하드웨어나 네트워크 장비들이 한데 물린다. 이외에도 무정전 전원공급장치, 네트워크관리 소프트웨어, 방화벽 등 수많은 친구들이 인터넷 세상을 지켜내고 있다. 인터넷 세상은 종종 미국 서부개척 시대와 비교된다. 골드 러시 때 실제로 황금을 발견한 사람은 적었지만 청바지를 팔거나 곡괭이·폭약·마차 등을 만들던 사람들이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아직까지 인터넷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정보를 팔아 제대로 수익을 내는 업체는 별로 없다. 대성공을 거둘 수도 있지만 실패하는 업체가 더 많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돈다. 반면 서버·네트워크 장비·저장장치를 팔면 곧바로 현금을 만질 수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의 주가 총액이 GE를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선 것은 이들 인프라 업체의 성장성을 잘 말해준다. 쇠약해 빠진 컴퓨터 공룡 IBM이 「E-비즈니스」라는 모토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도 인터넷 붐이 가져다준 또다른 선물이다. 문병도기자DO@SED.CO.KR

관련기사



문병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