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무사시험 5문제만 맞아도 합격?

국세청, 재시험 번복..무더기 정답처리

국세청이 오류가 발견된 세무사시험 영어과목문항 중 무려 11개를 정답처리키로 함에 따라 변별력 등 시험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 특히 국세청은 오류가 드러난 문항에 대해서만 재시험을 치르겠다던 당초의 방침을 사흘만에 번복, 수험생들의 혼선을 자초하는 등 화를 키웠다. 전체 40문항인 영어과목의 과락 기준점은 40점인데 11개 문항이 정답으로 처리돼 모든 수험생들은 힘들이지 않고 27.5점을 기본점수로 받게 됐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나머지 29개 문항중 5개만 맞추면 과락을 면해 `합격'하는셈이다. 문제는 `5지선다형'인 영어과목은 통계상 정답확률이 20%인데 수험생들이 직접풀어야 하는 29문항의 20%는 5.8문제가 된다. 이에 따라 결국 과락 기준점이 통계상의 정답확률보다 낮아지게 돼 시험으로서의 기본요건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영어과목이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게 피해가 없다는 국세청의 설명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시험으로서의 필요조건은 이미 상실한 셈이다. 게다가 재시험에서 무더기 정답 처리로 방침이 바뀌는 과정에서 국세청이 보여준 대응태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세청은 시험 당일인 지난 16일 오류가 발견되자 `시험주관은 국세청이 아니라국세공무원교육원 책임'이라고 선을 그은 뒤 다음날인 17일에는 오류 문항 6개에 대해서만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졸속으로 발표했다. 그러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 주관 시험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지시하자 부랴부랴 대책을 재논의, 재시험 발표 사흘만에 무더기 정답인정을 해결방안으로 내놓는등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였다. 비록 누구도 예기치못한 인쇄상의 오류에서 비롯한 문제지만 시험 당일 대응이 매끄럽지 못했고, 이후 `책임소재' 문제 등을 우려해 책임있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은 수험생은 물론 여론의 따가운 뭇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란게 이번 사태를 보는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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