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와 SK텔레콤의 합작 협상 타결이 임박하면서 휴대폰과 신용카드가 결합된 모바일카드 시대가 한층 앞당겨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이를 풀기 위한 카드사와 통신사 간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이 손잡고 새로운 모바일카드와 서비스를 개발하더라도 당장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카드사로서는 회원이 모바일카드를 이용할 때마다 통신사에 수수료를 줘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매출이 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역마진이 날 수 있다는 딜레마를 풀어야 한다. . ◇가맹점 승인처 확보에만 최대 3,000억원 들듯=특히 인프라 문제는 그야말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다. 국내 약 350만개로 추정되는 카드가맹점 대부분에서 모바일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가맹점에 무선주파수인식 단말기(일명 RF식 동글ㆍdongle)를 설치해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동글 제작ㆍ설치업체인 하이렉인포텍에 따르면 RF단말기의 대당 가격은 일반가맹점용의 경우 20만~30만원선이며 대형가맹점용(일명 POS식 단말기)의 경우 100만원이 넘는다. 특히 국내 카드결제액의 60~70%를 차지하는 주유소ㆍ백화점ㆍ편의점ㆍ대형할인점 가맹점은 전국에 30만여곳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가맹점은 스마트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POS를 대당 100만여원씩 주고 설치해야 하므로 그 비용만 해도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기존의 카드단말기를 보급해온 국내 VAN사들은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카드사와 통신사가 함께 부담을 하지 않으면 RF단말기를 보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역마진 문제도 논란=그동안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결제처리를 중개 받는 대가로 VAN사들에 결제 1건당 80~110원 안팎의 수수료(일명 van fee)를 지불해왔다. 이 수수료만 해도 부담이 커 카드사들은 4만원 이하의 결제의 경우 수수료 등을 떼이고 나면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다. 그런데 스마트카드로 결제하기 되면 카드사는 기존의 수수료와 이동통신사에 별도로 수수료를 줘야 한다. 이 수수료는 0.45%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카드사로서는 약 4만~5만원선 이하의 결제에서는 역마진이 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카드 보급으로 실질적인 마진을 낼 수 있는 고액 결제 고객이 늘지 않으면 카드사로서는 통신사와의 제휴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