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인 대우건설 본입찰이 9일 마무리 되면서 재계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자산이 5조9천억원이 넘는 거대 기업이어서 최후 인수자가 누구냐에 따라 재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본입찰에 함께 참여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두산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여부에 따라 재계 순위가 뒤바뀌는 등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 재계 순위 변동은 =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06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자산총액 순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5조9천780억원로 재계 21위(공기업,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에 해당된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중 하나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산 12조9천820억원으로 재계 11위다.
이 회사가 대우건설은 인수하면 자산이 18조9천600억원으로 증가해 함께 본입찰에 참여한 재계 10위의 두산그룹(13조6천590억원)을 추월함은 물론 한진그룹(20조7천20억원, 7위)에 이어 재계 8위로 뛰어오른다.
만약 예상을 깨고 두산그룹이 대우건설을 손에 넣으면 자산 19조6천370억원으로역시 8위로 종전보다 2단계 상승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조봉현 팀장은 "재계 라이벌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두산그룹은대우건설 인수로 인해 재계 순위가 바뀌는 것은 물론 재계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 1조-1조5천억원 규모의 프라임, 유진, 삼환 등 중소.중견 업체들은 대우건설 인수로 명실공히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자산 1조5천억원의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자산 7조4천780억원으로재계 14위가 된다. 이는 현재 14위인 현대그룹(7조1천250억원), 15위 신세계(7조300억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자산 1조원선인 유진그룹은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하면 6조9천780억원으로 CJ그룹(6조7천970억원)을 제치고 재계 16위가 된다.
자산 1조2천억원인 삼환기업이 승자가 된다면 7조1천780억원으로 프라임그룹과마찬가지로 13위인 동부그룹(8조6천510억원)에 이어 14위로 뛰어오른다.
조봉현 팀장은 "프라임.유진.삼환 등 세 회사는 대우건설 인수가 회사의 신뢰도와 지명도를 높이고, 비전을 제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시공능력평가 순위에도 영향 = 대우건설을 인수해 장기적으로 자사의 건설자회사와 합병할 경우 시공능력평가 순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공능력평가액은 건설교통부 장관이 매년 건설업체의 시공능력을 화폐단위로환산해 평가.고시하는 것으로 관공사 입찰 자격과 점수를 매기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5조4천600억원(이하 토목건축 기준)으로 삼성물산(5조9천360억원)에 이어 2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건설 계열사인 금호산업(1조6천370억원)이 시공능력평가액 9위에 랭크돼 있어 대우건설을 인수해 금호산업과 합병하면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를 공산이 크다.
두산그룹도 마찬가지다. 두산산업개발(1조5천910억원)이 10위, 두산중공업(1조1천750억원)이 14위를 각각 차지해 대우건설 인수후 어느 계열사와 합병을 하더라도시공능력평가 1위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중견 회사중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4위로 가장 높은 삼환기업(9천억원)이대우 인수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반면 유진기업(275위)과 프라임산업(563위)은 현재 건설실적이 미미해 대우건설인수후에도 별다른 변화는 없다.
대한건설협회 김기덕 홍보실장은 "시공능력평가액에는 공사실적뿐 아니라 경영상태, 기술능력 등이 고루 감안되기 때문에 대우건설 인수후 재무구조를 얼마나 튼튼히 하느냐에 따라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