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가 내년 상반기 서울시정개발원의 용역을 거쳐 일부 사업의 밑그림을 다시 그린다. 주상복합비율 조정, ㈜한독산학협동단지(KGIP) 특혜의혹 등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초기의 상황을 ‘중간검증’을 통해 극복하고 DMC의 미래 청사진을 다시 짜보겠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곧 상암동 DMC를 중간 평가하고 완공시기ㆍ토지이용계획ㆍ 주상복합비율 등을 조정하는 용역을 서울시정개발원에 맡길 계획이다. 서성만 시 DMC담당관은 “상암 DMC 사업이 추진된 지 4년이 지난데다 디지털산업의 흐름도 급변하고 있어 완공 후 어떤 모습이 되는 것이 좋을지 용역을 통해 재검증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용역을 거치면 일단 완공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DMC는 현재 48개 필지 중 30개 필지만이 공급돼 있는 상태. 첨단업무ㆍ상업위락ㆍ주상복합ㆍ랜드마크 용지의 필지가 공급돼 있지 않아 현실적으로 오는 2010년 완공이 불가능한 상태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완공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자격이 있는 입주업체를 선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2010년 완공이 무산될 경우 무리하게 완공시기를 잡은 ‘전시행정’이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상복합용지인 B1ㆍB2ㆍB3지구의 경우 산업용지로의 전환이 검토된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상암동 DMC를 디지털 첨단 업체 중심의 클러스터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주상복합용지를 산업용지로 바꾸더라도 DMC 내의 주택 수요는 인근에서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는 초기에 주상복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랜드마크 빌딩의 주상복합비율을 30%선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높이 540m, 130층의 국내 최대 규모 고층 빌딩인 DMC 랜드마크 빌딩은 현재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해 ‘애물단지’로 남아 있다. 7~8개의 국내 대형 건축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지만 주상복합비율 조정 문제를 둘러싸고 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시 관계자는 “랜드마크 빌딩은 다른 건축물보다 1.7배 이상의 건축비용이 든다”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주상복합 없이는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시는 주상복합비율이 상향 조정될 경우 랜드마크 빌딩 안에 외국인 CEO들의 숙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 담당관은 “DMC 사업 초기에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혜의혹 등 잡음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업을 최대한 빨리 끝낼 수 있도록 용역 과정에서 중간보고를 받아 밀고 갈 사업은 속도를 내 추진하고 재검토될 사업은 용역 후에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