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다카오의 신수

제2보(24∼30)


얼핏 보기에는 지극히 무식한 방법으로 다카오 신지는 변화를 구했다. 백24의 헤딩이 그것이었다. 팻감을 쓸 때라면 몰라도 평상시에는 악수로 통하는 이 무식한 수순. 그러나 지금은 의외로 유력했다. 흑25의 응수는 절대. 아무리 28의 자리가 탐나도 25의 자리가 더 중요하다. 여기서 백26으로 붙여간 수순이 지극히 유력했다. 검토실의 고수들은 이 수순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이런 형태에서는 참고도1의 흑1에 먼저 붙이는 것이 상식이었고 흑2면 그때 비로소 3에 붙여가는 실전예가 몇차례 등장한 바 있다. 흑은 4로 받게 마련인데 그때 백5로 받는다. 이 코스면 흑도 억지로 봉쇄를 하기가 거북하게 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다카오 신지는 그 정설에서 한걸음 더 나가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실전의 백24로 먼저 붙이고 26을 그 다음에 둔다는 이 기발한 착상. 장쉬는 한참 망설이다가 흑27로 단수몰이를 해버렸다. 29의 자리에 받자니 단수 한 방을 당하는 것이 싫고 29의 왼쪽에 그냥 받아주자니 참고도1보다 훨씬 손해인 형편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백30까지의 절충이 이루어졌다. 백이 기분좋은 진행이다. 백24로 붙여간 신수는 이만하면 성공한 셈이다. 참고도1의 백1도 다카오가 잠깐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참고도2의 흑2 이하 6이 꺼려져 고심끝에 실전보의 백24를 생각해낸 것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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