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더블 클릭] 옥토끼

 중국의 옛 설화·신화에는 달에 산다는 선녀 창어(嫦娥)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녀는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약을 훔쳐 먹고 달로 도망가 토끼에게 그 약의 재료를 찧게 했다고 한다. 동양권에서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는 토끼가 사는 달나라는 근심 걱정 없이 천년만년 살 수 있는 이상향이었다. 중국이 유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프로젝트를 창어공정(工程), 최초의 달 탐사위성을 창어 3호라고 명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옥토끼가 이번에는 차 모양의 로봇 '위투(玉兎·옥토끼)'로 변신, 달 탐사에 나선다. 2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창어 3호에 실린 위투가 오는 14일께 달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하면 중국은 미국·옛 소련과 함께 세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된다. 앞으로 달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고 화성 탐사 계획도 추진 중이라니 거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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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에야 달에 도달하려는 우리로서는 부러울 따름인 중국의 우주 기술에는 두 가지가 깔려 있다. 세대를 초월한 중국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중국 우주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켓 전문가 첸쉐썬(錢學森) 박사를 비롯한 과학자들의 헌신 덕분이다. 중국에서는 첸 박사를 비롯해 미국이 제공하는 최고의 대우를 마다하고 가난한 조국을 택한 과학자가 한둘이 아니다, 평생 검약하며 후학을 키운 첸 박사 등이 개발한 로켓은 2003년 세계 3번째이자 중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 발사에도 사용됐다.

 △첸 박사가 병석에 있을 때 후진타오 주석 등이 수차례 문병을 가고 2009년 그의 장례식에 중국 전·현직 최고지도부가 총출동했으니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애정과 집념이 대단하다. 최고 인재들이 공대·자연과학대보다 의대·법대로 몰리는 현실을 우리가 바꾸지 못한다면 중국의 우주 굴기를 바라만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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