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중 양국 정상이 답보 상태였던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한중 FTA는 양국의 FTA 추진전략 차이로 조기 체결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FTA 전략은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을 통한 수출 증대와 투자 촉진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중국은 경제효과에 정치경제적 영향력 확대라는 전략적 수단으로의 기능성이 내포돼 있어 양국 간 상충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FTA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구동되고 있고 구체적으로 실행되기 전까지 득과 실을 섣불리 짐작할 수 없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 농산물에 의한 농업 부문 피해와 저임 노동력 시장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적극적일 수 없었다. 또 중국의 불투명한 각종 제도나 비관세 장벽, 그리고 곧 2,000억달러에 달할 양국 교역규모에 있어 FTA 체결효과의 의구심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한중 FTA에 대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특히 한중 FTA 논의를 가일층 진척시킬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명실상부한 세계의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적극적인 경쟁이 필요하며 한중 FTA 체결이 중국시장 선점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우리나라 전략 안보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정부의 대(對)한국 인식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중국의 세계전략에서 정치적 동맹을 대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FTA 허브를 지향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지지부진한 다른 나라와의 FTA에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한미 FTA의 발효는 물론 일본과의 협상 재개 및 추진, 궁극적으로는 중화경제권과 거대 서방 경제권을 연결시키는 중개에도 상당한 역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