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 5,000m계주는 '작전의 승리'

컨디션 좋은 이호석 4번째 배치<br>송석우 '깜짝 기용'도 효과 거둬

2006 토리노 동계 올림픽 최고의 명승부로 남게 될 쇼트트랙 남자 5,000m 결승전은 한국 팀의 ‘작전’이 빛난 경기였다. 한국과 캐나다, 미국, 이탈리아, 중국 등 다섯 나라가 출전한 이날 결승전은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한국과 캐나다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치열한 접전이었으며 안현수의 눈부신 역주가 대미를 장식했다. 그러나 그 뒤에는 송재근 코치의 작전 뒷받침이 있었다. 송코치는 경기를 끝낸 뒤 “예선 때 펼쳤던 출발순서를 완전히 바꿔 약한 선수가 주로 뛰는 4번 주자에 컨디션이 좋은 이호석을 배치한 변칙작전이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예선 때 스케이트날이 좋지 않아 미끄러지는 실수를 범했던 오세종을 대신해서 남자 대표팀에서 스타트가 가장 좋은 송석우를 기용했던 ‘깜짝’작전도 금메달획득의 밑거름이 됐다. 대표팀은 이날 2가지 작전을 세웠다. 초반부터 선두로 경기를 마치는 것과 스타트가 좋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던 것. 특히 5개팀이 동시에 결승전을 치르는 만큼 초반 선두확보를 금메달의 분수령으로 잡고 송석우에게 스타트를 맡겼다. 하지만 송석우가 2위로 스타트를 하면서 캐나다와 접전을 펼치자 작전을 부분 수정한 대표팀은 캐나다에 거리를 내주지 않고 바짝 붙어서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면서 막판 뒤집기에 승부수를 던졌다. 여기에 예선에서 1번 주자로 뛰었던 이호석을 결승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내세우는 ‘변칙작전’까지 병행했다. 쇼트트랙 계주는 보통 1-2번 주자를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로 배치하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한국은 안현수와 서호진을 중간에 넣고 컨디션이 좋은 이호석을 4번에 배치, 이호석으로 하여금 실력이 떨어지는 캐나다의 마지막 주자를 추월한 뒤 송석우로 하여금 선두를 지키게 만드는 작전을 세웠다. 결국 마지막 바퀴를 앞두고 이호석이 캐나다의 꼬리를 잡은 뒤 송석우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연이어 주력이 뛰어난 안현수가 막판 극적인 역전승부에 성공하면서 귀중한 계주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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