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경찰과 이 북한 유학생 한모씨가 다니는 국립 파리 라빌레트건축학교 측도 이 사안을 인지, 한씨의 소재를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씨는 특히 최근 북한 당국의 '장성택 잔재 청산' 작업으로 숙청당한 인물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외국에서 무리하게 강제송환을 시도한 이유로 보인다.
파리에서 공부하는 북한 유학생을 북한 기관 요원들이 사실상 '납치'해 강제소환하려던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프랑스와 북한 간 외교마찰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씨를 강제송환하려던 북한 호송조는 프랑스와 접경한 제3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알려져 이 제3국과 북한의 외교마찰도 예상할 수 있다.
카롤린 르쿠르투아 라빌레트건축학교 부학장은 18일(현지시간) 이 학교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경찰이 지난 14일 한씨를 찾으러 학교에 왔다"면서 "학교 측에서 학생과 교수 등을 대상으로 한씨의 소재를 알아봤으나 최소한 15일 이상 그를 본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르쿠르투아 부학장은 "현재 프랑스 경찰이 한씨의 소재를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교민사회에서는 제3국 북한대사관에 근무하는 국가보위부 요원이 이달 초 한씨의 집에 들이닥쳐 여권과 휴대폰·열쇠 등 개인용품들을 빼앗고는 북한으로 송환하기 위해 공항으로 끌고 가려 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북한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가 숙청당하고 나머지 가족과 친지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것을 안 한씨는 송환되면 자신도 함께 처형될 위험을 느끼고 탈출에 성공해 현재 지인의 도움을 얻어 모처에 숨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2011년 북한 유학생 10명을 초청, 프랑스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콜 가운데서도 건축 부문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파리 라빌레트건축학교와 파리 벨빌건축학교에서 수학하게 했다. 한씨도 이들 중 한 명이다. 이들 북한 유학생은 모두 북한의 최고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니던 수재들로 부모들도 고위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 대해 외교부는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