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이 하나로 합쳐진다. 통합 증권사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금을 확보, 업계 9위의 중ㆍ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를 통해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의 자본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12일 오전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빌딩 17층에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의 합병을 결의했다. 이후 주주총회 승인 및 금융위원회 인가 등을 거쳐 내년 1월 합병 법인으로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합병 후 새로 출범하는 증권사는 하나대투증권을 사명으로 하고, 대표이사는 김지완 현 하나대투증권 사장과 이찬근 현 하나IB증권 사장이 맡아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05년 인수한 대한투자증권을 리테일ㆍ브로커리지(위탁매매) 위주의 하나대투증권으로, 기존 계열 증권사였던 하나증권을 투자은행(IB) 전문의 하나IB증권으로 재편해 양 증권사 체제를 유지해왔다. 회사 측은 올 3월 도입한 비즈니스유닛(BUㆍBusiness Unit) 체제를 합병 증권사에 적용, 자산관리BU(하나대투증권)와 기업BU 부문(하나IB증권)으로 나눠 운영함으로써 기존의 특화된 전문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양 증권사의 업무 영역이 다른 만큼 합병 이후 업무 중첩에 따른 인적 재편 등의 혼란 없이 합병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IB증권은 이미 지난해 IB부문을 제외한 전체 인력의 90%와 영업점을 하나대투증권에 넘겼다. 두 증권사의 이번 합병으로 자통법 시행 이후 확대될 자본시장 업무에 효율적ㆍ능동적 대처가 가능해졌다는 게 하나금융지주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합병이 완료되면 통합 증권사는 1조3,264억원(하나대투 8,200억, 하나IB증권 5,064억원)의 자기자본금을 확보, 업계 9위의 증권사로 거듭나게 된다. 하나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합병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대형화로 대규모 IB 딜 등 자통법에서 시행하는 모든 사업영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상품 개발 및 트레이딩 능력 향상,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 제공, 자산운용처 다변화에 따른 혜택 제공 등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신보성 한국증권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장은 “외국 대형 증권사의 사례에서 보듯 브로커리지와 IB 등 여러 업무를 함께 했을 때 효율성이 높아지는 ‘범위의 경제’가 가능해진다”며 “이번 합병은 금융권의 최근 트렌드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