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더 이상 약자(underdog)가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 "세계에서 약진하는 한국 기업에서 배우자." (니혼게이자이신문)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전 56기 가운데 21기가 중국, 6기가 한국에서 건설되고 있다. 우리가 뒤처지면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한국이 다시 국제사회에서 릴레이 칭찬을 받고 있다. 특히 동계올림픽의 성과와 한국경제의 약진을 연결지어 더 이상 한국을 '변방의 루키' 수준으로 얕잡아볼 상대가 아니라는 외국 언론과 기업ㆍ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한국경제에 대해 인색하기 짝이 없던 파이낸셜타임스 같은 영미 언론들도 한국의 저력을 칭찬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의 이 같은 칭찬 릴레이에 우리가 안주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언론의 한국 칭찬에는 '속에 가시'가 있다는 점에서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곤욕을 치르고 있는 도요타자동차도 지난 수년간 서방 언론으로부터 '도요타 신화'로 우상시된 점을 들어 "잘나간다고 했을 때 조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원전수주에 대한 칭찬 역시 경계심이 잔뜩 묻어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최근 우리 경제와 한국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잘나간다고 해서 우쭐대서는 안 된다"며 "일본이 잘나갈 때 나타났던 자만ㆍ폐쇄ㆍ경직이라는 일본병을 우리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 경제연구소 임원은 "최근 한국이 잘나가는 이유는 우리가 잘한 것도 있지만 선진국 경제와 기업들이 어려워져 반사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반사이익은 단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경쟁력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 올라서야 하는 것"이라며 "세종시 등에 빼앗기고 있는 국가적 역량을 집중과 선택을 통해 창조적 경쟁력 창출에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산업의 변화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낙오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차문중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휴대폰에 집착하다 스마트폰에 휩쓸리면서 우리가 당한 측면도 있고 현대자동차 역시 휘발유와 디젤차만 잘 만든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전기차가 대세를 이룰 텐데 과연 현대가 도요타나 제너럴모터스(GM)와 비교해 어느 수준까지 와 있는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