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통신업체들이 대대적인 경비절감에 나서면서 1차적으로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이 당장 눈앞의 이익 때문에 미래를 위한 투자는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1ㆍ4분기 경상연구개발비로 지난해 같은 기간(568억원)에 비해 22.9%나 감소한 438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KT가 비용으로 지출한 항목 중 마케팅비용, 개통가설 및 AS비용(24.3%)에 이어 가장 큰 하락 폭이다.
SK텔레콤의 경우 경상개발비의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1ㆍ4분기 연구개발을 위한 출연금과 기부금 규모는 지난해 286억원에서 올해 263억원으로 9.1% 감소했고 LG텔레콤도 경상개발비를 7,161억원에서 5,414억원으로 24.5% 깎았다.
이는 통신사들이 올해 비용절감을 최대 화두로 삼으면서 손쉽게 줄일 수 있는 R&D자금을 가장 먼저 손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LG텔레콤의 경우 영업비용 중 R&D 투자의 감소율이 가장 높았으며 SK텔레콤 역시 영업 및 영업외 비용에서 광고선전비에 이어 가장 높은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통신사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를 게을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원천 기술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불황을 이유로 연구개발에 소홀히 하면 앞으로 국내 통신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불황에 가장 먼저 손을 대는 게 R&D자금이며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