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패 없이 돈버는 공식이 있을까

머니 사이언스,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소스 펴냄<br>"부의 성장속도는 정보에 의존" 물리학자 켈리 'Gmax=R' 주장<br>헤징·블랙잭 베팅기법 응용 등 공식 타당성 둘러싼 논란 추적

MIT 수학 교수 출신 에드 소프는 켈리의 공식을 응용해 블랙잭에서 높은 승률을 보장하는 카드카운팅 기법을 만들어 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업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1963년 라스베이거스 트로피카나 호텔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소프.

MIT 수학 교수 출신 에드 소프는 켈리의 공식을 응용해 블랙잭에서 높은 승률을 보장하는 카드카운팅 기법을 만들어 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업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1963년 라스베이거스 트로피카나 호텔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소프.

MIT 수학 교수 출신 에드 소프는 켈리의 공식을 응용해 블랙잭에서 높은 승률을 보장하는 카드카운팅 기법을 만들어 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업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1963년 라스베이거스 트로피카나 호텔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소프.




마틴 스콜세지가 메가폰을 잡고 로버트 드니로, 조 페시, 샤론 스톤이 열연했던 영화 ‘카지노’. 이 영화에서 로버트 드니로는 경마에서 우승할 경주마를 족집게처럼 뽑아내며 마피아에게 큰 돈을 벌어주는 천재 도박꾼 샘 에이스 역을 맡았다. 백발 백중 우승마를 맞추는 족집게 도박사 에이스의 놀라운 승부사 감각은 영화 팬들 뿐 아니라 이른바 ‘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수많은 도박꾼이 초대박 요행을 바라며 몰려드는 카지노. 성공의 단꿈을 꾸는 도박꾼에게 행운의 여신은 카지노 영화 주인공 에이스와 같은 극소수에게만 미소를 던질 뿐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는 하지만 에이스 같은 존재는 도무지 현실 속에선 찾기 힘든 인물. 만약 그처럼 성공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도박사가 있다면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원제 ‘돈 버는 공식(Fortune’s Formula)’이 말해주듯 이 책은 세상에서 위험 부담 없이 합법적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공식을 둘러싼 영화 같은 얘기다. 영화 카지노의 주인공 에이스가 수첩 속에 적어 놓고 두고두고 새겼을 법한 공식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켈리의 공식이라고 이름 붙은 이 마법 같은 공식 구조는 ‘Gmax=R’. 정보이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클로드 섀넌이 아이디어를 내놓고 벨 연구소의 요절한 천재 물리학자 존 켈리에 의해 공식의 틀을 갖춘 뒤, MIT 수학교수 출신 헤지펀드 매니저 에드 소프에 의해 주식시장에서 그 효과가 입증된다. 여기서 G는 투자자 또는 도박가의 부의 성장 속도. 작은 글씨로 쓰인 max는 최대값을 뜻한다. R은 정보의 순도다. 이 공식은 정보의 순도가 높을수록 부의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뒤집어 말하면 부가 축적되는 속도와 규모는 고(高) 순도의 정보에 철저히 의존한다는 얘기. 정보의 순도에 따라 밑천을 적절하게 배분해 투자하기만 하면 수익은 안전하게 늘어난다는 게 켈리의 주장이다. 이 공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면 이 돈 버는 공식은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정보만 있으면 대박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단순한 상식을 그저 숫자와 기호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공식에 대한 응용과정과 공식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은 꽤나 떠들썩했다. MIT 교수였던 에드 소프는 이 켈리의 공식을 바탕으로 위험을 회피하고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는 헤징 기법을 고안해 주식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 라스베이거스에선 카드카운팅이라는 블랙잭 베팅 기법으로 카지노를 공포에 떨게 했다. 반면 1970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새뮤얼슨은 장기 수익 극대화와 파산 위험 ‘제로’라는 이 꿈의 공식을 강하게 비판한다. 이 공식에 따라 투자하면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수익을 위해 밑천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MIT 물리학과 출신 논픽션 작가 파운드스톤은 켈리 공식이라는 베팅 시스템의 발자국을 뒤따라 가며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투자의 세계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둘 방법을 찾고자 정열을 바친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다. 미국 금주법 시대 경마정보 이권을 둘러싼 갱단의 활극에서부터 월스트리트의 다양한 비밀 거래를 파헤친 전직 연방검사이자 뉴욕 시장이었던 루돌프 줄리아니,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융사고를 일으킨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일화 등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조미료 역할을 하며 책 읽는 맛을 높여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