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경기북부 기업의 소외감

[기자의 눈] 경기북부 기업의 소외감 이연선 기자 bluedash@sed.co.kr 최근 경기도 양주시 남면 구암리 뉴옵틱스 본사에서는 조촐한 잔치가 열렸다. 뉴옵틱스는 TFT-LCD용 백라이트유니트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9개 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기로 약속하는 자리였다. 뉴옵틱스는 이들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부품으로 LCD 부품을 만들어 차로 40분 떨어진 파주 LG필립스LCD에 공급하고 있다. 설립한 지는 2년밖에 안 됐고 양주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한 것도 1년을 조금 넘겼으며 연 매출은 아직 717억원에 불과하지만, 양주에서만큼은 명실공히 최대 규모의 ‘대기업’이다. 이날 참석한 임충빈 양주시장은 “뉴옵틱스를 양주로 유치하기 위해 구미의 LG 공장을 문턱이 닳도록 다녔고 공장을 올릴 때도 건물을 높이지 말라는 군부대를 찾아가 수없이 사정을 설명했다”며 “뉴옵틱스 같은 기업이 양주에 있는 것만 해도 ‘경사’다”라고 말했다. 회사를 한 바퀴 돌아본 김문수 경기도지사 역시 “염색공장이나 축사만 있는 줄 알았던 양주에 이 같이 훌륭한 기업이 있다니 참 놀랍다”며 “도지사의 직을 걸고 온갖 혼을 다 바쳐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문턱이 닳았는지, 직을 걸 것인지는 확인하고 두고봐야 하겠지만 그들의 말만 되짚어봐도 경기북부 기업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었다. 접경지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규제에 시달리고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발전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날 저녁 자리에서 뉴옵틱스 주변에 공장을 둔 협력업체들은 경기 북부에서 기업을 하면서 느낀 소외감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협력업체 A사의 한 임원은 “도로가 좁고 굴곡이 많아서 제품의 불량률이 높아질 정도”라고 지적했고 B사 임원도 “공장을 키우고 싶어도 수도권 규제에 걸리고 군사시설 때문에 허가가 나지 않는 등 간단한 것조차 너무 까다롭게 나온다”고 투덜거렸다. 대화의 주제가 최근에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으로 흐르자 이들의 볼멘 소리는 더 커졌다. 북한에서는 개성공단에 대한 규제가 풀리고 해주경제특구가 조성된다는데 정작 턱 밑에 있는 남한 기업들은 규제에 묶여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종전이 논의되는 시대다. 접경지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있는 경기북부 기업들의 소외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다. 입력시간 : 2007/10/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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