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장주 NHN의 주가 하락이 심상치 않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주가가 두 달도 못 돼 20만원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애초 주가가 단기간 상승할 당시에도 밸류에이션 우려감을 낳았던 만큼 예견됐던 결과라는 의견과 함께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7일 NHN의 주가는 지난주 말 대비 7.57%(1만7,800원)나 급락한 21만7,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 고점(30만원, 10월26일)과 비교하면 무려 26.37%나 하락한 셈이다. NHN 하나가 코스닥 시가총액 전체의 10.47%를 차지하는 만큼 NHN의 급락은 이날 코스닥지수 폭락(-23.04포인트)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낙 단기간에 주가 상승이 이뤄졌던 만큼 하락 역시 그 때만큼이나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20만원대로 올라선 NHN의 주가는 불과 한 달여 만에 50% 가까이 치솟았다.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도 NHN만큼은 제자리를 지킬 정도로 하방경직성을 확보했다. 10월 최고점 때 시가총액만 13조원대를 돌파하며 하이닉스ㆍKTㆍLG전자 등 국내 IT 대표주들의 시총을 잇따라 넘어섰다. 이날 기준으로 NHN의 시총은 10조3,927억원. 한때나마 따라잡았던 KTㆍLG전자와의 시총 차이는 이제 4조원 가까이로 벌어졌다. 이처럼 NHN의 주가가 추락하는 데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수급문제로 벌어진 상황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정 자산운용사의 집중 매수세에 따른 밸류에이션 논란 등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돼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크게 올랐을 당시 들어왔던 기관이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는 흐름에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며 “코스닥에서 NHN이 유가증권시장의 삼성전자 수준의 위치에 올라선 만큼 주식시장 전체의 약세 움직임에서 나 홀로 강세를 보이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특정 자산운용사가 과대 수급을 이용, 주가를 끌어올리고 본격적인 차익실현에 나서는 과정”이라며 “현 상황은 수급 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주가흐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일단 펀더멘털을 해치는 요인이 없는데다 인터넷기업 주가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구글이 나스닥시장에서 조정을 거친 끝에 주가이익비율(PER) 47~48배에 달하는 주당 690달러대까지 올라섰다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는 일본 검색시장 진출의 실적 여부가 NHN의 향후 펀더멘털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규모는 작지만 성장률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은 구글과 비교해 손색없는 수준”이라며 “내년 일본 검색광고시장 진출이나 국내 시장에서의 위치 등을 감안하면 현재는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