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신협 "무상으로 바꿔주겠다" IC단말기 교체 입찰 중단 요청

수익성 악화 우려에 제안

여신협회는 "예정대로 진행"

카드 업계가 조성한 1,000억원의 기금으로 추진되고 있는 영세가맹점 IC단말기 교체사업이 이상한 논쟁에 휘말렸다.

밴(VAN·카드결제승인 대행업체) 대리점주를 대표하는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가 갑자기 "1,000억원을 받지 않고 무료로 IC단말기 교체를 할 테니 이번 입찰을 중단해달라"고 나선 것이다. 반면 입찰을 추진 중인 여신금융협회는 "약속한 1,000억원을 내겠다"며 예정대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밴 대리점 업계 관계자 30여명이 서울시 다동 여신협회 인근을 찾아 담당 실무자에게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입찰 중단을 요구했다. 한신협은 앞서 지난 9일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여신협회를 비롯해 밴사에 차례로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한신협은 "여신협회의 사업자 선정 입찰방식이 특정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요식행위이며 IC단말기 전환 목적보다는 밴 수수료 인하가 주목적"이라며 "1,000억원을 받지 않고 무상으로 IC단말기로 교체할 것이며 이미 조성된 기금은 영세가맹점을 위해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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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업계는 밴 단말기를 제조 및 공급하는 밴사와 가맹점을 모집하고 기기를 설치하는 밴 대리점으로 구성돼 있다. 밴 대리점은 밴사에 소속되지 않은 순수 자영업자들로 단말기 설치 및 관리를 주업으로 하며 그중에서도 영세가맹점은 사실상 대부분 밴 대리점이 관리하고 있다. 그만큼 밴 업계에서 밴 대리점의 입김이 세다는 뜻이다. IC단말기 무료교체도 밴사가 IC단말기를 무료로 공급하도록 요청해 일부 동의를 얻어냈고 이를 대리점들이 무료로 깔겠다는 계획이다.

밴 대리점이 무료교체 조건을 내걸면서까지 입찰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입찰에 선정된 업체에 자신들이 관리하던 가맹점을 넘겨줘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IC단말기 교체사업의 조건으로 걸린 밴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다.

그러나 여신협회는 계획대로 입찰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영세가맹점을 위한 수수료 인하와 IC단말기 교체라는 당초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예정대로 11일 입찰 접수를 마감하고 만일 접수자가 없다면 규정에 맞춰 2차 공고를 내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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