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유커 늘면서 연 수백억 순이익…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

■시내면세점 치열한 경쟁 왜


지난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추가로 나온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권을 획득하기 위해 유통업계가 목을 매는 이유는 내수경기 침체로 대다수 유통업종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유커의 영향으로 '나 홀로 폭풍 성장'을 누리는 면세점만이 유일한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시장은 2010년 4조5,000억원에서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 2014년 8조3,000억원으로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는 1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면세점 성장의 일등공신은 유커다. 2010년 187만명이던 이들은 지난해 612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7년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서울 시내면세점 매출은 2010년 2조4,550억원에서 지난해 4조9,000억원으로 2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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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시내면세점은 수익이 보장된 '황금알'로 평가된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호황이지만 비싼 임대료 탓에 적자를 면치 못하는 반면 시내면세점은 유커가 몰리는 최고의 요지에다 임대료 경쟁이 없어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로 인식된다. 실제로 소공점·코엑스점·잠실점을 둔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곳에서 2조6,315억원의 매출을, 장충동 신라면세점은 1조1,51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업계는 2곳의 신규 대기업 시내면세점 매출이 9,500억원, 영업이익률은 10~1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1곳에서 얻을 수 있는 순이익이 700억~1,000억원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관세청은 지난해부터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5년마다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꿨다. 대기업의 독점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 중 롯데가 52%, 신라가 30%를 차지했다. 정부로서는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일부 대기업에만 특혜를 준다는 여론이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시내면세점을 둘러싼 경쟁이 과열 양상을 빚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면세점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 등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면 기대했던 황금알을 낳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투자비를 5년 내 회수하기 어렵다고 본다면 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가 면세점 서비스 질에 대해서도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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