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리빙 앤 조이] 삶의 질 바꾸는 '공공미술 혁명'

조형물로 꾸민 동화시장 지역 명소로<br>공감대 넓혀가며 학교·일터로 확산

동대문 동화시장 1층천장. 단추가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다/대학로 인근 낙산공원 앞 벽화가 그려진 집/동화시장 옥상 쉼터

[리빙 앤 조이] 삶의 질 바꾸는 '공공미술 혁명' 조형물로 꾸민 동화시장 지역 명소로공감대 넓혀가며 학교·일터로 확산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동대문 동화시장 1층천장. 단추가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다/대학로 인근 낙산공원 앞 벽화가 그려진 집/동화시장 옥상 쉼터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최근 한국에선 디자인 혁명이 일고 있다. 대중들의 관심이 집안 인테리어, 사물 디자인에서 벗어나 일상 디자인의 영역으로 뻗어나가면서 디자이너들도 갤러리를 박차고 나와 거리와 마을, 학교 등 공공의 영역을 디자인하는 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안양시는 지자체 중에서는 최초로 공공미술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공원조성사업, 간판교체사업 등을 벌인 바 있으며 '2010 세계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총 30개 공공디자인 사업을 완료했고 올해 14개 사업을 진행, 도시 곳곳에 벽화와 조각품을 세우고 디자인 마을을 조성중이다. 이 같은 변화가 뒤늦게 일고 있는 이유는 공공의 영역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2006년 문화관광부에서 발행한 간행물인 '공공미술이 도시를 바꾼다'에 따르면 우리의 공간 인식에서 거리와 공원 등 공공의 영역은 '사유공간의 바깥'이었기 때문에 공공디자인의 역할이 강조되지 않았다. 사유공간을 벗어난 공간은 정부나 지자체가 아니면 개인이 가꿀 필요도,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는 공간으로 인식된 것이 현실이었다. 때문에 쓰레기가 버려지고 거리에 세워진 예술작품이 훼손되도 시민들은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최근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의 공간 인식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병한 서울시 디자인기획담당관은 "기업체와 지자체들이 공공의 영역에 벽화나 조각 등의 예술작품을 설치하면서 일상에서 미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늘자 대중들도 공공디자인의 필요성에 공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공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늘자 건설사들도 아파트 단지 디자인에 심미적 요소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브랜드인 현대 아이파크시티는 내년 상반기 공급예정인 수원 아이파크시티에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라는 컨셉트를 적용, 천편일률적으로 규격화된 아파트 디자인을 탈피했다. 이동훈 현대산업개발 대리는 "아파트 내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최근 입주자들이 단지 내 휴식공간이나 건물 외부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면서 아파트 단지 디자인에도 공공디자인의 개념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공공디자인 혁명은 시장과 마을, 일터와 학교에서도 현재 진행형이다. 역사가 오래돼 낡아버린 재래시장도 디자인을 통해 젊은 감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시도도 있었다. 서울시가 추진한 도시갤러리 사업으로 지난해 5~12월 7개월간 프로젝트를 진행한 동화시장은 아기자기한 벽화와 아름다운 옥상정원으로 청계 6가에서 명소 중의 명소가 됐다. 건물 곳곳에는 시장 상인들의 모습을 담은 벽화와 상인들의 작품들, 의류 부자재를 판매하는 동화시장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단추, 지퍼 조형물 등이 자리를 잡았다. 상인과 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단추 구멍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지퍼 모양의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됐다. 박종옥 동화시장 관리사무소 차장은 "시장 곳곳에 재미난 그림들과 조형물이 생겨나면서 시장 상인들이나 고객들 모두 웃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다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작품을 늘리고 싶다"고 밝혔다. 동화시장의 벽화와 작품들이 높이 평가를 받는 이유는 예술 작품들이 장식물에 그치지 않고 동화시장 고유의 특징과 시장 상인들의 삶을 고스란히 표현했기 때문이다. 윤제 공공미술추진위원회 사무국 차장은 "공공미술은 미술이 실현된 공간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생활과 삶의 이슈가 드러나야 빛을 발할 수 있다"며 "구성원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작품은 죽은 장식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리빙 앤 조이] 관련기사 ◀◀◀ ▶ '디자인 바이러스' 확산 중 ▶ 삶의 질 바꾸는 '공공미술 혁명' ▶ 가볼만한 공공디자인 현장 ▶ 공장이 '아름다운 일터'로 변신 ▶ 공공미술이란 ▶ 겨울산행 '유비무한' ▶ '제주의 속살' 쇠소깍을 아시나요? ▶ '변'을 보면 '병'을 안다 ▶ 코골이 수술은 겁나고 수면 조끼 입어볼까?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