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년퇴직' 행장되기 만큼 어렵다

작년한해 8개 시중銀서 단5명에 불과 50세 이상 비율도 전체의 5%도 안돼

“정년을 채우기가 은행장이 되는 것만큼 어려워요.” 지난해 8개 시중은행 직원 가운데 58세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직원의 숫자가 단 ‘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원 출신의 시중은행장이 하나, 조흥, 신한, 한미은행장 등 4명인 것을 감안하면 ‘정년 퇴직하기’가 은행장 되기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권 노사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전격 합의했지만 실제로 고용안정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한해동안 은행에서 58세 정년퇴직을 한 직원의 숫자는 조흥, 하나은행에서 각각 2명, 외환은행 1명씩 모두 5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수가 1만 명이 넘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에서도 58세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사람은 전혀 없었다. 시중은행의 한 인사담당자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퇴직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으로 직장을 그만뒀다”며 “내부적으로도 50세를 넘긴 직원들은 알아서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각 은행별로 50세 이상 직원비율도 전체의 5%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총 1만600여명의 직원 가운데 50세 이상 정규직 직원의 비율은 500여명에 불과했고 조흥은행은 6,674명의 직원 수에 369명, 하나은행은 총 직원 6,994명에 111명에 불과했다. 또 제일은행은 총 4,180명의 직원 가운데 50세 이상이 119명, 신한은행도 총 4,639명의 직원 가운데 91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권 노사가 임금피크제를 전격 도입하기로 했지만 혜택을 볼 수 있는 직원들의 숫자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부분의 은행에서 50세를 기준으로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시까지 은행에 남아있을 수 있는 직원의 숫자는 1~2% 안팎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정주 금융노조 대외협력부장은 “임금피크제 적용연령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고용안정의 핵심”이라며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개별 지부에서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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