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그로스는 이날 자신이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야누스캐피털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글로벌 시장이 오랜 기간 자본 투자를 통해 이익을 얻는 데 익숙해졌지만 이제 곧 유동성 위기가 닥칠 것"이라며 "글로벌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시작될 자금유출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새로 도입된 규제조치로 대형은행들의 리스크는 축소됐지만 펀드시장에서는 이 같은 위기대응 장치가 없었다며 뮤추얼펀드·헤지펀드를 운용하는 핌코와 블랙록 등 대형 자산운용사가 이번 유동성 압박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로스가 꼽은 채권시장 유동성 압박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연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촉발될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조정이다. 연준 등 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과정이 매끄럽게 않아 채권가격이 급락할 경우 투자자들의 갑작스러운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사태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았다. 그로스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Grexit)가 현실화할 경우 유럽 전체로 위기가 고조돼 채권을 포함한 전체 자산시장에서 자금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외에도 세계 자산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정보공개가 제대로 되지 않는 중국,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들의 위기 등을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글로벌 시장에 대한 우려가 과잉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사태 등이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