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평] 고 박찬식 논설위원 '지도자와 우상'

한국일보 논설위원으로 재직중이던 지난해 5월에 별세한 박찬식씨의 칼럼집 「지도자와 우상」이 한국문원에서 출간됐다.1주기에 즈음해 유족과 한국일보 논설위원등 동료들이 한마음이 되어 펴낸 이 책에는 직설적이면서도 솔직담백한 문장을 통해 한 언론인의 세상보기가 가감없이 드러나 있다. 지난 68년 한국일보 견습기자로 언론계에 투신한 저자는 국제부, 경제부 기자. 국제부장, 문화부장, 편집부국장등을 거쳐 칼럼니스트, 논설위원으로 필명을 날렸다. 특히 국내외 언론이 정치외교와 경제등에서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의 정치외교적 향방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을 당시인 79년에는 저서 「덩샤오핑」(鄧小平)을 발간, 중국전문가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고인의 글은 신문기자 특유의 성격 그대로 사건을 추적하고 분석하는데 논리적이면서도 박진감과 균형감각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은 세월이 흘러도 세상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직자들의 부패가 대표적이다. 고인은 지난 93년 이런 글을 썼다. 『지금 검찰이 할일은 재산공개 과정에서 범법행위가 명백히 드러난 공직자를 단호한 자세로 수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문화적 가치와 도덕적 권위가 붕괴된 사회에서 고지식하게 규칙을 지키다가 번번이 새치기를 당하고 불법으로 치부한 자들에게 능멸을 받아 온, 그 무력감과 무능함을 한탄하며 소주잔을 눈물로 채워 마셔온 서민들의 「김영삼정부」에 대한 기대를 배신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들어서도 여러 향기롭지 못한 이야기들이 시중에 회자되고 있으니 다시 한 번 들춰 본 글이다. 장재국 한국일보 회장은 이 책의 서문에서 『박찬식 위원은 채식주의자같은 담백한 언론인이자 모범적인 문장가였다』면서 『박위원은 세상의 헛된 명리를 탐하지 않은 옛 시대의 딸깔박이 선비처럼, 지식인의 삶으로 정갈한 생애를 살았다』고 회고했다.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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