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아름다운 변신

따뜻한 커피 한잔과 낙엽의 향기로움이 그리운 가을 오후. 저만치 비켜 넘어가는 가을 햇살을 느끼고 싶어 서둘러 산책길에 나섰다. 40년 건설 인생을 살아온 탓인지 골목골목 크고 작은 공사현장부터 눈에 들어온다. 분주히 돌아가는 작업현장을 보면서 공사가 끝나고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낼 건물을 상상해본다. 최근에는 미(美)에 대한 욕구가 높아져 건축물의 외관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 같은 경우가 많다. 거리를 가꾸고 도시를 꾸미는 이러한 건축물들로 인해 도시경관은 지금 아름다운 변신을 하는 중이다. 이 모든 변화에 있어 건설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건설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회색 시멘트와 붉은 벽돌, 그리고 칙칙한 철근이 조화를 부려 건물ㆍ도로ㆍ교량으로 다시 태어난다. 건설산업은 삶의 터전과 생산의 기반을 제공해준다. 거시적으로는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해외에서 국위선양과 외화획득에 일조하고 있다. 이처럼 나라 발전에 기여하고 또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산업이 왜 부정적으로만 비쳐지고 푸대접을 받는지 아쉬움이 크다. 산업 내부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점들 때문일 것이라고 반성해본다. 지난 2월 대한건설협회 회장으로 선출돼 가장 먼저 한 일이 건설산업혁신위원회를 만든 것이다. 남을 치장해줄 것이 아니라 나 자신부터 혁신해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선진 건설산업으로 거듭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학계ㆍ업계 등 산업 내 최고의 전문가가 참여해 최고가치 낙찰제도 도입 등 입ㆍ낙찰제도의 합리적인 개선 방안, 건설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개편 방향, 대ㆍ중ㆍ소업계간 균형발전 방안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앞으로는 기술과 인력, 신시장과 신수요, 건설문화 등 산업의 기반을 확충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과거의 연장이 아니라 혁신의 관점에서 게임의 법칙을 다시 짜고 사고의 틀을 바꾸려고 한다. 어떤 내용은 건설산업에 아픔을 강요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관행이라고 불리며 정당화됐던 잘못된 행태가 이미 사회 전반에서 타파되고 있다. 건설산업도 이에 동참해 혁신을 선도하고 아름다운 변신에 성공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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