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현실화되는 中 국공합작

중국이 제3차 국공 합작(國共合作)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지난 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중국 대륙의 지배권을 두고 갈라섰던 공산당과 국민당이 최근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양측은 지난 14~15일 베이징에서 ‘제1차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 경제ㆍ무역 논단’ 포럼을 열고 양안간 인적ㆍ물적 교류 확대를 논의했다. 또 공산당 총서기이기도 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16일 롄잔 국민당 명예주석과 국공 수뇌회담을 가졌다. 아직 새로운 국공 합작이 성공할 것인지 판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양측이 나름대로 합작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중국은 때때로 독립을 입에 올리는 천수이볜 대만 총통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 대만 내 제1 야당인 국민당을 지원함으로써 대만 내부에서도 ‘하나의 중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상징성을 내세우자는 것이다. 중화민족의 단결을 명분으로 미국의 개입을 방지할 수도 있다. 후 주석의 18일 방미를 앞두고 대만 후견인인 미국에 미리 쐐기를 박자는 의도다. 국민당 입장에서도 이점이 많다. 천 총통의 민진당에 밀려 야당으로 전락한 상태에서 입지를 키울 수 있다. 대만 내부의 ‘독립’보다는 ‘현상 유지’ 목소리가 높은 여론을 존중한다는 흐름을 탈 수도 있다. 물론 양안 교류 협력 확대는 천 총통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현실화하기 어렵다. 독립을 요구하는 천 총통이 새로운 국공 합작을 긍정적으로 볼 가능성도 없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앞선 1ㆍ2차 국공 합작이 결국은 깨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성과를 냈다는 사실이다. 1924년 1차 합작을 통해 군벌시대를 종식하고 중국을 통일했으며 1937년 2차 합작은 중ㆍ일전쟁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3차 합작은 어떤 형식으로든 대만이 중국에 흡수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과 대만의 통일은 그 과정만으로도 우리 남북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가 국공 합작을 과거 역사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로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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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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