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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구직자들은 평균 38.5회 입사 지원했지만 그 중서류 전형을 통과한 것은 3.5번에 그쳤다. 구직자들에게 서류 전형은 취업의 가장 큰 벽인 셈이다.
그런데 많은 구직자들은 서류 전형에서 탈락한 이유로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내세울 만한 스펙이나 경험이 부족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여기는 것이다. 서류 전형에서 떨어진 지원자들은 지원서에 채울 스펙의 양과 질을 늘리는 데 열중하거나 서류 통과는 운이라고 여기며 아예 손을 놓아 버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취업전문가들은 탈락하는 이력서들의 문제는 나 자신보다 나를 소개하는 방법에 있다고 지적한다. 즉 지원서를 작성하는 노하우의 부족이라는 것. 사람인의 도움을 받아 노하우 부족이 잘 드러나는 이력서들의 유형을 알아본다. 이 유형들 가운데 자신에게 해당하는 것이 없는지 살펴보고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서 다가올 하반기 공채시즌에 대비하도록 하자.
구직자들이 피해야 할 대표적인 지원서는 어디에나 지원해도 될 법한 지원서다. 잘 쓴 입사지원서 하나를 회사 이름만 바꿔서 계속 사용하는 구직자들이 많다. 최대한 많은 곳에 지원하고 싶은 구직자들에게는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이런 지원서는 단체로 돌리는 스팸메일과 다름 없다. 우리가 스펨메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듯이 인사담당자도 이런 지원서는 뒷전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
잘 쓴 입사지원서를 활용한다 해도 '왜 이 기업에 지원했는지', '왜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에 대한 부분은 항상 새로 작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원서를 적기 전에 회사의 현황과 역사, 목표에 대해 충분히 숙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사소한 에피소드라도 지원하는 회사와 통하는 연결고리가 있으면 적어주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요란한 지원서도 금물이다. 구직자들은 인사담당자의 눈길과 호기심을 끌기 위해 지원서에 조금이라도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욕심이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너무 많은 재료가 들어간 요리가 맛이 없듯이 자신의 일대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거나 지원업무와 관계없는 스펙까지 늘어놓는 지원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지원서를 쓰기 전에 부각시키고자 하는 주된 테마를 1~3개 정도 정해보자. 그 중심 테마를 뼈대로 놓고 그에 어울리는 스펙과 경험들을 붙여 넣어야 한다. 가령 리더십과 도전 정신을 중심 테마로 잡았다면 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경력과 에피소드들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사여구나 전문적인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입사지원서는 자신을 뽐내는 글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글이기 때문이다. 사람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사담당자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주는 자기소개서는 솔직담백형(28.5%)이었다.
기본을 놓친 지원서는 당연히 기업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한다. 회사 이름을 잘못 쓴 지원서는 탈락 순위 1위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아무리 지원서가 훌륭해도 이런 기본들을 놓치면 필패할 수밖에 없다. 학점을 소수점 두 자리까지 적도록 돼 있는데 반올림해서 한자리 수로 적거나 정해진 분량을 다 채우지 않는 것, 제출서류를 첨부하지 않거나 맞춤법ㆍ편집에서 오류를 내는 것 등이 지원자들이 많이 실수하는 부분들이다.
이런 실수를 막으려면 본인이 자주 실수하는 부분을 반영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활용하자. 특히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점검하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입사지원서를 총 3번 점검을 한다면 첫 번째는 맞춤법만, 다음은 숫자만, 마지막으로 전체 흐름 등을 체크하는 방법이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무작정 많은 곳에 입사지원서를 낼 것이 아니라 탈락했던 입사지원서의 문제를 분석하고 고치는 과정을 거쳐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