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채권단 '깜짝 후보' 기대하지만… '공룡 덩치' 인수자 오리무중

점점 꼬이는 하이닉스 매각<br>대기업 2곳 정도 타진속 인수 의향서 내일 마감<br>사모펀드도 참여 가능 불구 성사는 쉽지 않을듯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작업이 현대중공업의 불참 선언으로 다시 난기류에 빠지게 됐다. 경기도 이천의 하이닉스공장에 새겨진 붉은 색 로고가 하루 빨리 새로운 주인을 찾기를 바라는 듯 유달리 선명한 색채를 띠고 있다. /서울경제 DB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서 현대중공업까지. 하이닉스 매각작업이 또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인수의향서(LOI) 제출시한이 8일인 만큼 여전히 매각불발과 매각성사 가능성은 반반이다. 채권단은 현대중공업 이외 또 다른 깜짝 후보가 나타나주기를 바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외 2개 정도의 대기업이 인수 여부를 내부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주 발행을 통한 인수 방식을 허용하는 등 기업의 인수자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어주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인수만 해준다면 뭐든 마련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채권단의 바람대로 대기업이 참여할 경우 상황은 또 반전된다. 채권단도 부담을 던 채 매각절차를 순조롭게 밟을 수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대기업 참여가 없는 상태에서 복수의 기업이 LOI를 제출할 경우 상황은 좀 복잡해진다. 8일 오후4시가 LOI접수 마감인 만큼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자산 16조원에 지난해 매출이 12조원에 달하는 '공룡기업' 하이닉스를 사들일 만한 대기업이 많지 않고 이들도 대부분 부정적 의사를 미리 밝혔다. 동부ㆍLG 등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곳이 줄줄이 인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6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매각작업이 이번에도 불발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굳어지고 있다. 채권단 역시 "인수자금 부담도 없고 이후 발생할 리스크를 충분히 소화할 정도가 되는 기업에 파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LOI 접수 기업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통해 (옥석을) 철저하게 가릴 것"이라고도 했다. 결국 현대중공업 수준의 기업이 등장하지 않는 한 하이닉스를 쉽게 매각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무리하게 팔지 않겠다는 얘기다. 물론 사모펀드(PEF)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한 사모펀드가 참여할 수도 있다.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인수에도 PEF가 참여했는데 이를 말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PEF는 2~3년 뒤 수익을 다시 회수하는 작업을 벌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역시 쉽지 않는 카드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하이닉스 매각작업에 론스타 변수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 매각으로 외환은행이 9,000억원 규모의 매각 이익을 얻었는데 론스타가 외환은행 중간배당을 통해 5,000억원가량 회수해 간 것처럼 하이닉스 매각 이익도 같은 방식으로 챙겨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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